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 맹비난
경제폭정 대전환
어차피 정해진 답
선거 준비 겸사겸사
패스트트랙 철회 고수
문 대통령 1대 1 회동 요구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간 민생 대장정을 마치고 마이크를 잡았다. 

황 대표는 “정말 너무나 힘든 시간이었다”며 “현장에서 만난 국민들의 절망과 눈물은 도저히 참기 어려운 고통과 분노”였다고 밝혔다. 황 대표에 따르면 살만했던 대한민국이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동안 경제적으로 엉망이 됐다.

황 대표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와 민생의 총체적 난국, 지표를 뛰어넘는 최악의 현실, 이것이 지난 3주 동안 확인한 우리 민생 현장의 현주소였다”며 “이대로는 안 된다. 어떻게든 바꿔야 한다. 이것이 우리 국민들의 민심”이라고 강조했다. 

황교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당장 △상임위원회 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 개최를 통한 의제별 민원 배분과 입법 과제 점검 △2020 경제 대전환 위원회(경대위) 출범 등을 공언했는데 황 대표는 “좌파경제 폭정에 맞서 새로운 시장경제의 미래를 열어가겠다”면서 활기찬(성장), 공정한(고용), 따뜻한(복지) 시장경제를 내세웠다. 경대위는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아이노믹스’라는 경제 대안을 제시했듯이 경제 정책의 담론을 제시하기 위한 황 대표의 주력 기구로 기능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부 하의 경제 현실을 최악이라고 규정하는 것에 거침없었다.

이를테면 △생산·투자·수출·고용·공장 가동률 등 모든 지표 최악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추락으로 OECD 22개국 중 꼴찌 △실업률과 청년 실업률 역대 최악 △2018년 최상위층과 극빈층의 소득 격차 13배로 역대 최악 등을 열거하고 주장했다.

그 원인은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권의 좌파 경제폭정”이라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탈원전 △4대강 보 파괴 △친 민주노총 정책 △미세먼지 현상에 대한 무대책 △강원도 산불 피해 주민들에 대한 잘못된 보상 계획 △제주도의 쓰레기와 오폐수 처리 시설 부족 △치솟은 공시지가 △1·2기 신도시 이후 3기 신도시 발표 등을 일일이 거론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황 대표는 국회에 복귀하기 위한 두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황 대표는 “경제 정책 대전환 없이는 경제와 민생의 절망을 풀어낼 길이 없다”면서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 기조 전반에 대한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민생 대장정을 가기 전부터 황 대표는 강성 야당을 표방하고 있었고 이번 민심 청취 역시 자신의 대정부 공세에 오롯이 활용됐다. 주말 광화문 장외집회와 맞물린 민생 투어는 초기에 패스트트랙(지정하고 330일 이후 본회의 표결)으로 인한 “좌파독재” 구호가 부각됐지만 이내 민생이 명분으로 내세워진 측면이 있다.

특히 황 대표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 낙관론을 펼친 것에 대해 “그렇게 경제가 성공적이라면 지금 추경(추가경정) 예산은 왜 그렇게 급하게 편성하고 내년 예산은 왜 500조원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진단부터 왜곡되어 있고 처방은 더욱 틀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할 일은 재정 확장과 예산 퍼붓기가 아니다. 좌파폭정으로 경제와 민생을 무너뜨려 놓고 국민 호주머니 털어서 상황을 모면하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지금 대통령께서 결단할 일은 경제 정책의 대전환 밖에 없다. 대통령께서 경제 정책 대전환만 결단하면 우리 당이 앞장 서서 돕겠다”고 재차 밝혔다.

황 대표는 기자회견 전에 “현장은 지옥과 같다”는 말로 논란을 일으켰는데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어떤 것이 거친 언사일까? 정부가 경제를 폭망시켰다는 게 거친 언사인가? 나는 보고 있는 현실을 가급적 거칠지 않게 표현하도록 애쓰고 노력했다”며 “그렇지 않은 것을 과잉으로 거칠게 말하거나 과격하게 말하지 않는다. 나는 과격한 사람이 아니다. 시장경제를 지켜야 하는 확신 속에서 무너져 가는 서민 경제를 보면서 말씀드렸다”고 해명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황 대표는 문 대통령과의 조건없는 1대 1 회동을 촉구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구체적인 공천 방향이나 전략에 대한 질문을 받고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 투쟁과 민생 대장정 등) 그 하나 하나가 사실 총선 준비다. 총선 준비의 측면이 같이 있다. 그 역량을 키워가고 대안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을 위해서 국민 목소리를 듣는 것 이런 게 다 넓게 말하면 총선 준비에 해당할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각 당협(당원협의회)의 역량이 발휘되는 것을 보았고 당에 대한 헌신이랄까. 우리나라에 대한 애국심 이런 것들을 다 보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생 대장정을 하는 동안 더불어민주당 공천 기사를 봤다. 대통령 측근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등 민주당의 공천안은 친문 일색이 아닌가. 그런 걱정을 한다. 누구를 위한 공천이 아닌 국민을 위한 공천을 잘 준비해서 다음 총선에서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원내와 원외 전략의 투트랙이 어떻게 분리되는 걸까. 황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총공세하는 것이 가장 큰 민생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에 그건 그대로 원외에서 진행하고 동시에 원내 전략 차원의 입법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국회가 국회답지 못 하게 되고 민주적이지 못 한 운영 방식이 계속된다면 그런 상태에서 들어가기 어렵다. 야당에서 좀 혁신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 그런 것 없이 그냥 들어와라고만 한다면 잘못해놓고 불법적이고 전례없는 패스트트랙으로 선거법을 개정하겠다. 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개정하겠다고 하면서 들어와라? 이게 정치인가?”라며 국회 복귀를 촉구하고 있는 여당에게 되물었다.

즉 “저희 마음은 국회에 빨리 들어가서 입법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 여당과 문 대통령이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잘못된 것에 관해 제1야당을 무시하고 독선적으로 국회를 운영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해주면 바로 국회로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사진=박효영 기자)
황 대표는 한국당만의 경제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동시에 황 대표는 조건없는 문 대통령과의 1대 1 회동을 재차 촉구했다. 문 대통령이 결단하면 간단한 일인데 그러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①사과 ②패스트트랙 철회 ③문 대통령과의 1대 1 회동 중에서 ③만으로 ①② 없는 국회 복귀가 가능한 것인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과정 중에 한국당의 육탄전에 크게 분노했고 이번에는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차원에서 고소고발을 취하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당연히 ①도 하지 않을 것이고 ②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문 대통령이 5당 대표 회동이 아닌 황 대표와의 1대 1 회동으로 정국을 돌파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한편, 황 대표는 강효상 한국당 의원의 기밀 유출 논란과 관련 “정부의 외교 무능과 숨기기에 급급한 행태를 지적하기 위해 한 일이 아닌가”라며 “처음엔 (청와대에서) 사실무근이라고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제 와서 기밀누설이라고 하니 자체 모순”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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