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술실 CCTV 의사가 신뢰받는 사회 위해 필요"
이재명, "수술실 CCTV 의사가 신뢰받는 사회 위해 필요"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05.30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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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CCTV 경기도 시범사업
국가적 실시 위해 국회 설득
방어 수술이나 소극적 진료 우려
의사 동의 안 받아야
절절한 실제 사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환자가 의사를 믿을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당장 그러기는 어렵다.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전문적인 의료 조직과 환자 가족 사이에 정보 비대칭성이 지대하게 형성된다. 수술실 CCTV 도입이 화두인 이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30일 오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수술실 CCTV 국회는 응답하라> 토론회에 참석해 “불신받는 현실에 대해 의사들이 얼마나 억울하겠나. 불신을 걷어내야 한다. 수술실 CCTV는 과도적인 문제다. 의료인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 자연스레 환자가 먼저 굳이 찍어야 하느냐고 물을 수 있다. 환자가 불안해하지 않고 의사가 신뢰받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 동의를 받고 환자가 요구했을 때만 CCTV로 촬영하기 때문에 의권 침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유출에 대한 문제도 충분히 보안 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의료원 수술실에 CCTV를 도입한 이재명 경기지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이 지사는 전국 최초로 경기도 의료원(안성병원) 수술실에 CCTV를 시범적으로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도민의 반응이 좋아 경기도 의료원 전체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이 지사는 경기도민 여론조사에서 91%의 긍정 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이 지사는 경기도 사례를 바탕으로 전국의 공공 의료기관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의료법 개정을 보건복지부에 건의했다.

그래서 이 지사는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본격적인 설득 작업에 돌입했다. 

사실 의료와 법률 서비스는 공적 성격이 매우 강하지만 민간 영역이 더욱 크다. 민간 의료기관에서 이뤄지는 수술 행위라도 공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 환자는 신체와 생명을 온전히 의사에게 맡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CCTV는 사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실관계를 명징하게 밝혀내는 용도이고 그렇게 설치돼 있다는 전제 하에 의사들의 성실한 수술 행위를 유도하는 예방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그럼에도 의료계 일각에서는 환자의 불신을 증폭시키고 불합리한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차원으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의사의 일상적인 업무 공간이 아닌 수술실 내에서의 수술 행위를 촬영하는 것임에도 그런 볼멘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방어적 의료 행위를 부추긴다는 문제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세라 기획 이사는 의료계의 이익을 대변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발제를 맡은 이세라 대한의사협회 기획 이사는 “수술실 CCTV 설치는 교각살우로 환자가 최선의 수술이나 진료를 받아야 하는 안정적 진료 환경이 심각히 훼손된다. 환자에 대한 민감 정보가 포함된 영상이 유출될 보안 위험도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의료 분쟁 급증과 소극적 방어 진료 확대로 의료 왜곡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수술실 CCTV의 대안으로 △수술실 출입자 명부 작성 △수술실 출입시 지문 인식 △수술실 입구 CCTV 설치 △내부자 고발 활성화 등을 제시했고 이를 통해 대리 수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토론자로 나선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수술실은 외부와 철저히 차단돼 있고 전신 마취로 환자가 의식을 잃으면 그 안에서의 일은 누구도 알 수 없고 대리 수술 참여자도 모두 공범 관계이므로 내부 제보도 불가능하다. 수술실에서의 CCTV 활용 방안이 계속 나오는 이유도 그외에 다른 환자 안전이나 인권 보호의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수술실 CCTV 운영 방안은 필연적으로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따르지만 범죄 예방 효과 또한 크다. 개인정보법에 규정된 영상정보처리기 설치 운영에 관한 엄격한 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의료법에 더욱 엄격한 관리 보호 규정을 신설하는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영현 변호사는 의사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 CCTV 설치 의무화를 주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서영현 변호사(의료문제를생각하는 변호사모임 부대표)는 “수술실 CCTV 설치로 인해 진료 위축, 방어 수술 조장, 정보 유출 위험 등이 발생할 수는 있으나 기본권 침해가 최소화되도록 여러 조치를 마련하면 CCTV 설치로 인해 침해되는 사익보다 공익이 더 크다”고 역설했다.

더 나아가 서 변호사는 “경기도 법안에서 명시된 의료인 동의는 CCTV 설치 의무화 취지와 맞지 않아 국회에 발의된 법안처럼 환자나 보호자 동의만으로 촬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수술실 설치 영상정보처리기기를 CCTV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날 토론회 현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채웠다. (사진=박효영 기자)

수술실 CCTV 이슈는 지난달 분당차여성병원 소속 의사 2명이 구속되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2016년 의료진의 과실로 신생아가 사망했음에도 이를 은폐했기 때문이다. 

의료사고로 아들을 잃은 이나금씨는 29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에서 “CCTV가 없으면 의료사고 피해자는 진짜 억울한 죽음이다. 물증이 이렇게 있어도 의료사고 피해자가 이렇게 억울한데 없다면 상상이 안 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씨의 아들인 故 권대희씨는 2016년 9월 성형외과에서 양악수술을 받다가 과다 출혈로 49일만에 세상을 떠났다. 이후 2년 동안 소송전이 벌어졌고 힘들게 확보한 수술실 CCTV 영상으로 그 당시 의료진의 만행을 밝혀냈다. 의사는 수술실을 비웠고, 간호조무사는 스마트폰을 하거나 화장을 고쳤고, 피가 났을 때 지혈을 대충 했다. 이러한 행태는 법정에서 온전히 까발려졌고 법원은 의료진에게 4억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안한 수술실 CCTV 설치법이 의료계의 막강한 로비력으로 인해 좌초될뻔 했고 우여곡절 끝에 발의됐지만 통과되기까지는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이 버티고 있다. 이 지사가 제도적 경험을 토대로 국회를 설득하고 수많은 피해자들이 여론을 형성해서 수술실 CCTV 설치법이 통과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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