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 ·· 두 관건은 ‘패스트트랙’과 ‘대통령 회동’
국회 정상화 ·· 두 관건은 ‘패스트트랙’과 ‘대통령 회동’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06.05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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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처리’냐 ‘원칙’이냐 ‘노력’이냐
대통령 회동 ‘동시’와 ‘1대 3’
9일 문 대통령 북유럽 순방까지 데드라인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어쨌든 국회 정상화를 하긴 해야겠으니 여야가 조금씩 절충점으로 다가오고 있다. 마지막 진통이 있지만 핵심은 ①패스트트랙(지정하고 330일 이후 본회의 표결)에 올라간 법안 3건(공직선거법·검경수사권조정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②문재인 대통령과 당대표 회동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 두 가지다.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는 연일 국회 정상화를 위해 한국당과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4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3당 (원내)대표들이 (2일 주말에) 모여 논의하는 과정에서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 합의 처리한다. 합의 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문구 조정)을 가지고 이견이 있다는 것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별 것도 아닌 것을 갖고 그게 이견이 되고 그것 때문에 국회를 정상화하지 못 할까(답답해한다)”며 “합의 처리를 위해 노력한다. (또는) 합의 처리를 원칙으로 한다 등등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서는 가능성만 열어둔다면 모든 것을 민주당은 수용할 수 있겠다”고 밝혔다.

주말 동안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이인영·나경원·오신환)가 만나서 국회 정상화 합의문 도출 직전까지 다다랐지만 패스트트랙 법안을 놓고 △합의 처리한다 △합의 처리를 위해 노력한다 등 두 가지 문구 사이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 했다. 

전자는 자유한국당의 주장으로 3개 법안에 대한 논의를 해서 무조건 합의로만 처리한다는 것이고 다시 말해 패스트트랙을 철회한다는 의미다. 후자는 민주당의 주장으로 합의를 위해 노력하되 합의가 안 되면 패스트트랙에 따른 본회의 표결을 살려둔다는 의미다. 

이 수석은 여기서 노력한다는 수준을 넘어 웬만하면 합의한다는 원칙 설정으로까지 문구 수위를 높여서 한국당에 제안한 셈이다. 즉 ‘합의 처리를 위해 노력<합의 처리의 원칙화<합의 처리’ 수순에서 패스트트랙 철회를 뜻하는 무조건 합의 처리 직전 단계까지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수석은 “합의 처리한다는 얘기는 패스트트랙 자체를 무력화 시키라는 것이고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모든 것을 없애버리고 무효로 돌리라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저희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마지노선을 제시했다. 

사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한국당 패싱 국회라도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일찍이 천명해왔다. 정의당은 집회요구서 명단에 소속 의원 6명의 날인을 해서 직접 친전(편지 겉봉에 적는 말)을 돌리고 있다. 목표는 의원 75명(300명의 5분의 1)의 서명을 받아 6월 임시국회를 자력으로 여는 것이다. 평화당은 이번주 월요일(3일)부터 <6월 임시국회 개회 촉구를 위한 릴레이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민주당도 지난달 22일 열린 의원총회를 기점으로 한국당 패싱 국회 방침에 기운 듯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어려운 속사정이 있다. 당장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추가경정예산)을 계속 방치해둘 수 없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한국당 몫이기 때문이다. 다른 분야별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17개 상임위원회 대부분이 원활하게 가동돼야 하지만 한국당이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 6개(법제사법위원회·외교통일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보건복지위·환경노동위·국토교통위)는 멈춰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입법 절차의 길목마다 법사위를 거쳐야 하는데 법사위원장까지 한국당 몫이라 집권 여당인 민주당으로서는 한국당을 패싱하면 실질적인 부담이 크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방송된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국당 패싱 국회는) 정말 최후의 수단으로 끝까지 합의를 통한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바른미래당의 중재 역할도 중요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바른미래당도 한국당 패싱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다. 동시에 패스트트랙 철회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신 한국당과의 차별화를 위해 추경안 내용 분석에 들어갔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의총에서 “바른미래당은 민주당과 한국당이 싸우는 동안 치밀하게 추경안을 분석했고 반드시 필요한 예산들을 가려내고 삭감해야할 예산들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서 바르게 일 잘하는 정당이라는 국민들의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철회를 재차 천명하면서도 국회 파행의 책임을 문 대통령이라고 규정하는 1인 타겟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자유한국당은 연일 패스트트랙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정국이 교통 체증을 겪는 이유는 날치기 선거법 사고, 공수처 강행 사고 등 문 대통령이 대형 사고를 일으키고 청와대를 갈등 제조기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청와대가 나설수록 국회가 꼬이기 때문에 국회가 제대로 정상화될 수 있도록 민주당의 원내 지도부를 놓아 달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당은 ①과 함께 ②을 통한 국회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시간순으로 보면 Ⓐ문 대통령의 5당 대표 회동 및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5당 원내대표 회동) 재가동 제안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1대 1 회동 요구 Ⓒ청와대의 선 5당 회동 후 1대 1 회동 제안 Ⓓ바른미래당의 5당 연쇄 1대 1 회동 제안 Ⓔ청와대의 6월7일 5당 회동과 1대 1 회동 동시 진행 제안 Ⓕ황 대표의 교섭단체 3당 회동 후 1대 1 회동 역제안 등으로 전개됐다. 이렇게 샅바 싸움으로 한 달을 보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1대 1 회담을 원하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3당 교섭단체 회동 직후 1대 1 대화까지는 용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에 따르면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되려 한국당을 패싱하고 4당 회동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에 우호적인 정의당과 평화당을 배제하고 싶어하고 유리한 구도를 위해 1대 1 회동 또는 교섭단체만 회동하는 명분을 강조하고 있다.  

당장 문 대통령이 오는 9일 북유럽 순방을 떠나기 때문에 8일까지 회동이 성사되지 않으면 ② 채널은 물건너갈 수도 있다. 그러면 ② 없이 ①만으로 국회 정상화를 꾀해야 하기 때문에 국회 파행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어서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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