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청룡사 대웅전 해체 보수 과정 중 발견 된 '목재 곡자' (사진=문화재청)
안성 청룡사 대웅전 해체 보수 과정 중 발견 된 '목재 곡자' (사진=문화재청)

[중앙뉴스=신현지기자] 안성 청룡사 대웅전 보수 과정 중 철종 시대로 추정되는 ‘목재 곡자’(장변 43㎝, 단변 31.3㎝, 두께 2㎝ 내외)가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안성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안성 청룡사 대웅전(보물 제824호) 해체 보수 과정에서 최근 ‘목재 곡자’(장변 43㎝, 단변 31.3㎝, 두께 2㎝ 내외)가 나왔다고 5일 밝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 곡자는 대웅전 상량문 기록 등을 토대로 볼 때, 1863년(철종 14년) 대웅전 수리공사 당시 기둥의 해체보수 작업 과정에서 넣은 것으로 추정되며 ‘ㄱ'자 형태의 자로, 전통건축에 쓰인 목재와 석재 길이 측정에 사용한다. 또한 집 전체의 크기와 비례, 나무를 깎는 일과 돌을 담드는 일에 필요한 기준선을 부여할 때 사용한다.

목조건축물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 중 하나인 대웅전 뒤쪽 기둥 하부와 초석 사이에서 나온 곡자는 주변에 습기 조절 등을 위한 건초류와 고운 황토 등이 함께 발견되었다. 이런 점으로 볼 때, 후대 사람들이 건물을 지을 때 사용된 치수 단위를 알 수 있도록 한 옛 목수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발견된 곡자는 단변을 10치로 나누어 세부 단위를 ‘一(일)’부터 ‘十(십)’까지 표기하였다. 특히, ‘一(일)’에서 ‘三(삼)’까지는 다시 한 치당 10등분을 하여 측정의 정밀도를 높였다. 또한, 용척에 대해 1차 분석한 결과, 한 자가 313㎜ 내외로, 대웅전의 용척과 정확히 일치하였고, 근대에 사용된 303㎜ 용척과도 확연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313㎜ 기준은 조선 세종대 도량형 통일(1446년)에 따른 영조척과 거의 유사하며, 18세기 후대까지 사용된 기준이기 때문에 이번에 발견된 곡자는 당대에 건물을 짓거나 수리할 때 사용한 척도를 추정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곡자의 추가 훼손을 막기 위한 보존처리를 진행했으며, 보다 정밀한 조사연구를 위해 현재는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로 이관한 상태라고 전했다. 앞으로 정밀실측 조사 등을 추가로 진행하여 전통건축 분야의 연구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한편 곡자는 안성 청룡사 대웅전 해체·보수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항온항습실)에서 최적의 상태로 보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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