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배의 장광설] 대의민주주의와 국민소환제
[김경배의 장광설] 대의민주주의와 국민소환제
  • 김경배 기자
  • 승인 2019.06.1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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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배 편집국장
김경배 편집국장

[중앙뉴스=김경배] 서구문명의 발생지인 고대 그리스는 폴리스라는 도시국가 연합형태였다. 이들 도시국가중 아테네는 참정권을 가진 시민이 모여 국가 정책을 토론하고 결정하는 민회에서 모든 정치적 의사를 결정하였는데 이를 직접민주주의의 시초로 평가받는다.

물론 여기에 예외는 있었으니 여자나 노예 외국인에게는 참정권이 없었고 20세 이상의 남자에게만 참정권이 주어졌기 때문에 제한된 직접민주주의라고 하지만 당시의 정치체계상에서는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아테네가 이처럼 직접민주주의를 할 수 있었던 원인은 당시 아테네 인구가 불과 20만~30만 명 수준이었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20세 이상 성인 남성 인구는 3만~6만 명 정도로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 국가들은 대부분 넓은 영토와 많은 인구, 다원화된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어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여 시민들로부터 권한을 이양 받은 정부와 국회(의회)를 구성한다.

권한을 정부와 의회에 이양했다해서 모든 정책결정을 그들 마음대로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투표라는 직접민주주의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데 현행 우리나라 헌법에는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고자 할 경우(헌법 제72조)와 헌법개정안을 확정하기 위한 경우(헌법 제130조)에 국민투표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두 권력기관인 행정부와 입법부도 상호보완과 견제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느 한쪽만의 일방적인 권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의 경우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의해 파면되었다.

그러나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이양 받은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경우 개인적 비리로 인해 검찰과 법원의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견제장치가 없다. 국민에게는 국회의원을 뽑을 권한인 국민투표제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잘못 선출된 국회의원의 자의적인 정책결정으로 인해 공동체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공동체를 위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더라고 아무런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우리나라는 국회의원에 대한 견제장치인 국민발안제나 국민소환제를 채택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국민이 직접 헌법개정안이나 중요한 법률안을 제출할 수 있는 제도인 국민발안제는 이른바 유신개헌이라는 1972년 제7차 개헌 때 폐지됐다.

국민소환제의 경우 우리나라는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지난 2007년 7월부터 시행하고 있으나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시행되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에 대한 가장 강력한 견제장치가 법을 만드는 이들에 의해 채택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국민소환제와 국민발안제 도입을 당론으로 채택한 상태이지만 아직까지 그 채택은 요원하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국회의원 국민소환제’에 대한 청와대의 답변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소환제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정치권이 제대로 된 정치를 펼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답변을 가지고 입씨름을 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문제인지 국민들이 바라는 기대와 바람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을 해산해달라는 국민들의 요구, 그리고 국민소환제 도입을 요청하는 데에는 이미 정치권에 대한 기대를 버렸음을 뜻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또다시 촛불혁명이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이제부터라도 정치권의 각성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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