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줍기 나선 애국당…몸집 불려 신공화당으로
황교안의 선택, 대선염두…집토끼냐? 산토끼냐?

자유한국당 홍문종(오른쪽) 의원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 참석,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자유한국당 홍문종(오른쪽) 의원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 참석,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중앙뉴스=박광원 기자] 한국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중도보수세력을 붙잡자니 친박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산토끼가 필요한데 집토끼 때문에 산토끼도 잡을 수 없는 형국이다. 이미 홍문종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고 대한애국당 합류를 밝혔다.

홍 의원은 이어 “신공화당 창당 준비 중”이라면서 “연말이면 최소한 원내교섭단체(20석) 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박신당 창당이 가시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 둘러싼 한국당의 셈법은 복잡하다.

홍의원의 탈당은 개인적인 것으로 보수 분열은 미풍에 그칠 것이란 분석에서부터 홍의원의 탈당으로 보수의 분열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탈당이 오히려 외연확장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홍문종, “모든 태극기 아우르는 신(新)공화당 만든다”   

자유한국당 탈당을 선언한 홍문종 의원은 17일 "모든 태극기를 아우르는 신(新)공화당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중앙당을 만들고 9월부터는 아마 본격적으로 지역에서 (활동이)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대한애국당 합류, 친박 신당 창당, 내년 총선 출마라는 로드맵을 밝혔다. 대한애국당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홍 의원을 조원진 의원과 함께 공동대표로 추인했다

문제는 친박신당에 얼마나 많은 의원이 참여하느냐와 원내교섭단체 구성이다. 이와 관련 홍 의원과 조원진 의원은 연말이면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내년 총선이다. 

친박근혜계 물갈이설이 제기되는 와중에 ‘친박 핵심’인 홍 의원이 탈당하는 만큼 친박계 후속 탈당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될 경우 친박계 의원들의 탈당은 줄을 이을 수밖에 없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6ㆍ15 남북정상회담 19주년 기념 학술회의에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6ㆍ15 남북정상회담 19주년 기념 학술회의에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지원 의원, "친박신당, 최소 20석 얻을 것"

이와 관련, 친박신당이 창당하면 내년 총선에서 최소 20석 이상 얻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17일 홍 의원이 탈당해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와 신당을 창당하면 총선에서 최소 20석 이상은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홍 의원의 대한애국당행(行) 가능성에 대해 "진행되리라 본다"며 "'친박신당'은 반드시 생긴다"고 전망했다. 이어 박 의원은 "(일각에서) 40∼50석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거기까지는 가지 않고 최소한 20석, 원내교섭단체는 구성시킬 수 있는 힘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홍 의원뿐만 아니라 신당으로 갈 의원이) 꽤 있다"며 "TK(대구·경북) 전역, 충청권과 PK(부산·경남) 일부에서 국회의원 당선자가 나올 수 있고, (선거제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이 통과되면 더 유리하고 현행법으로 해도 비례대표가 상당수 당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면 (한국당은) 분열되는 것이고, 사실상 보수의 분열을 점칠 수 있다"며 "(친박신당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만큼 친박신당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김용태 의원 (사진=김용태 의원 페이스북)
김용태 의원 (사진=김용태 의원 페이스북)

한국당,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 오히려 당에 도움”

한국당은 홍문종 의원의 탈당 선언이 몰고 올 파장을 예의 주시하는 가운데 “미풍 속 찻잔에 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탈당 가능성이 가장 높게 거론되는 김진태 의원조차도 탈당은 고려치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일종 의원도 홍 의원의 탈당을 평가절하했다. 성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현 “새로운 신당이나 급조해서 만들어서 성공한 케이스도 있고 그런 거(신당)에 대해서 염두에 볼 수는 있겠지만 현재 단계에서는 없다고 보여진다”면서 “(따라갈 의원이) 1명도 없을 거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태흠 의원도 홍 의원에 대해 "선배의 탈당과 창당 선언은 보수우파를 공멸시키는 것이고 문재인 좌파독재 정권의 장기 집권을 돕는 촉매 역할을 할 뿐"이라며 "정치인은 유종의 미가 중요하다. 중진 정치인이라면 더 그렇다"고 말했다.

이번 홍 의원의 한국당 탈당이 오히려 외연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용태 의원은 “정치적으로 옳지도 않고, 당내 호응도 거의 없을 것 같고, 영향도 찻잔 속에 태풍으로 그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7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 이같이 말하며 “보수통합에는 오히려 순풍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야권을 하나로 묶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탄핵에 대한 문제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입장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 실정에 대해서 어떻게 판단하고 보고 있느냐”라며 “야권 내부가 스스로 자기혁신을 통해서 새로운 비전과 생각을 가진 인물들을 내세울 수 있는지 여기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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