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언론노조 제공)
(사진=언론노조 제공)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영화에 이어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도 표준근로계약서를 적용하기로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KBSㆍMBCㆍSBS 등 지상파 3개 방송사와 언론노조,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희망연대 방송스태프지부로 구성된 4자간 공동협의체가 지난 18일 ‘지상파방송 드라마 제작환경 가이드라인 기본합의’를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협의체는 이번 합의를 통해 드라마 제작현장의 장시간 노동 관행을 개선하기로 했다. 노동시간을 근로기준법상 기준에 부합하도록 단축해나가고, 주 52시간제 시행에도 대비하기로 했다.

도급 계약, 턴키 계약 등 법망을 피해 스태프를 쥐어짜던 '편법' 대신 계약 내용이 명시된 표준근로계약서에 따라 오는 9월까지 드라마스태프 표준인건비 기준과 표준근로계약서 내용을 현장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장 스태프들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현장별로 종사자협의체를 운영할 계획이다. 방송사와 제작사 책임자, 스태프 대표자는 종사자협의체를 통해 노동시간과 휴게시간, 산업 안전 조치, 기타 근로조건에 대해 협의할 수 있다.

이번 합의가 도출되기까지는 6개월이 걸렸다. 지상파 방송사 산별협약에 따라 언론노조와 지상파 3사가 협의체를 구성했고, 여기에 드라마제작사협회와 방송스태프지부까지 참여해 4자 협의체로 전환됐다.

협의체는 합의 이행을 위한 후속 논의에 착수할 계획이다. 언론노조는 "공동협의체에 참여하는 4개 주체가 지속적인 대화로 소중한 합의를 만들어냈다"며 "드라마 제작환경 가이드라인 기본합의서는 앞으로 드라마 제작현장의 변화를 끌어낼 소중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의체가 가이드라인 합의를 시작한 것은 올해 초부터지만, 문화계 표준근로계약 논의가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진 계기는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었다.

'기생충' 제작사는 단 77회 만에 촬영을 진행하면서 주 5회 근무, 주 1회 유급휴가 제공, 4대보험 적용 등을 골자로 한 표준근로계약서를 제작에 참여한 모든 스태프와 작성했다. 이런 사실이 화제가 되자 방송계에서도 '기생충'을 본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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