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갑질에 개인정보 유출 의혹까지…하나투어 김진국 대표, 사과문 발표
소비자 단체 “사과만으로 끝나지 않는다”…'여행사 갑질' 논란 하나투어, 공정위 조사 받나
하나투어, 소비자 피해 많은 여행사 1위에 올라...

종로구 인사동 하나투어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종로구 인사동 하나투어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여름 휴가시즌을 앞두고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가 협력사 갑질 및 고객정보 유출 사건 등 잇따른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그 중 협력사 갑질 사건과 관련해 김진국 대표는 빠르게 공개 사과에 나섰으나, 김 대표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최근 여행사 갑질논란을 빚은 하나투어에 대해, 시민단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식 조사를 의뢰했다.

한편 하나투어는 한국소비자원이 내놓은 해외여행 관련 피해구제 신청 사례에서 총 544건으로 ‘소비자 피해 많은 여행사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업계 불황 속에서도 지난 기간 괄목할 만한 성과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하나투어는 잇따른 논란으로 향후 이미지 추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나투어 김진국 대표 사과문 (자료=하나투어 홈페이지 캡쳐)
하나투어 김진국 대표 사과문 (자료=하나투어 홈페이지 캡쳐)

협력사 갑질에 개인정보 유출 의혹까지…하나투어 김진국 대표, 사과문 발표

하나투어는 최근 홍콩 현지 여행사(랜드사)에 7억 원 상당의 지상비(현지 여행 경비)를 지급하지 못해 피소당했다. 여행업 구조는 여행사, 랜드사로 구성된다.

SBS ‘끝까지 판다’ 팀은 지난 달 하나투어가 현지 여행사에게 거래 금액의 일부만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미지급하거나 탕감해버리는 사례가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현지 협력사는 “8년간 패키지 여행에 필요한 경비를 주지 않아 7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며 “하나투어에 미수금 정산을 요청하자 관광객을 줄이고 계약을 해지했다”고 호소했다.

이에 하나투어는 지상비 미지급 부분은 인정하지만 회사 차원에서 부당한 이익을 취하기 위한 조직적 행위만큼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이번 사건을 통해 그간 곪을대로 곪아온 중견 패키지 여행사들의 치부가 이제서야 드러난 것일 뿐 관행은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대형 여행사일수록 지상비 미지급 문제의 심각성도 여전해 획기적인 개선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하나투어는 지난 4월 이중장부를 통한 분식회계로 실적을 조작했다는 내용으로 금융감독원에 진정서가 접수됐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해당 의혹에 대해선 강력히 부인했다.

이 가운데, 하나투어는 최근 수십만 명에 달하는 고객들의 개인정보 유출했다는 내용의 또 다른 의혹이 불거지면서 현재 관련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사이버수사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최근 하나투어 법인과 하나투어 본부장 A(47) 씨를 정보통신망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현재 하나투어는 전산망 해킹으로 고객 46만명과 임직원 3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보호조치 위반)된 혐의를 받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미지급 의혹과 관련해 내외부적으로 철저하게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며 “다만 홍콩 현지 여행사와의 소송 관련해서는 여전히 엇갈린 주장으로 해결된 부분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선 “필요한 추가 조치들을 이미 취한 상태로, 특히 재발 방지에도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에 하나투어는 지난달 홈페이지에 김 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공개했다.

이 글에서 김 대표는 “하나투어를 아끼고 사랑해주신 고객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죄송하다. 협력사와 상생하는 경영철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일부 부족한 모습이 발견됐다. 하나투어를 책임지는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뉴스에서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 투명한 절차 및 조사 진행을 위해 외부 전문 조사인도 선임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과거 문제를 개선하고, 관리 프로세스도 강화하겠다”며 “협력사들과 올바른 관계를 정립해 고객에게 더 나은 여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사과했다.

(사진=우정호 기자)
(사진=우정호 기자)

소비자 단체 “사과만으로 끝나지 않는다”…'여행사 갑질' 논란 하나투어, 공정위 조사 받나

소비자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아래 소비자주권)는 지난 달 25일 하나투어가 국내 여행업계 1위라는 우월적 지위로 현지 해외 여행사에게 치러야 할 돈을 제대로 주지 않아, 현행법을 어긴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주권은 “하나투어의 이같은 행위는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며 “하나투어가 거래상의 우월적 지위로 현지 여행사쪽에 지불해야 할 돈을 주지 않고, 계약을 일방적으로 끊는 등의 '갑질'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소비자주권은 하나투어뿐 아니라 여행사 '참좋은여행'도 공정위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참좋은여행은 얼마 전 사고가 났던 다뉴브강 유람선 투어를 진행한 여행사다.

소비자주권은 "직접적인 사고 원인은 유람선 간 추돌이라지만, 여행업계에서는 사고의 근원으로 저가 패키지여행 구조를 지적하고 있다"며 "대형 여행사와 현지 여행사, 가이드로 이어지는 2차, 3차 구조를 혁파해 모집사가 끝까지 안전한 여행을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료=이태규 의원실, 한국소비자원 제공)
(자료=이태규 의원실, 한국소비자원 제공)

하나투어, 소비자 피해 많은 여행사 1위에 올라...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 5월까지 4651건이 접수된 해외여행 관련 피해구제 신청 중 하나투어가 544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피해구제 접수건수는 지난 2014년 706건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977건으로 5년 새 38% 증가했다. 올 5월까지 접수건수는 391건이다.

업체별로는 ㈜하나투어가 544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이어 ㈜모두투어네트워크  447건, ㈜노랑풍선 327건, 참좋은여행(주) 251건 등이 뒤를 이었다.

피해유형별로는 위약금 등 계약 관련 피해가 3,746건(81%)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부당행위 관련 피해가 407건(9%)으로 뒤를 이었다.

대표적인 피해사례는 안내오류, 일정강행 등 현지 가이드의 부당행위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다. 소비자의 요구를 거절하고 무리하게 일정을 진행하거나 예정된 방문지를 방문하지 않는 등 계약된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않았다. 소비자 동의 없이 선택 관광을 강요하기도 했다.

소비자 일행이 현지 공항에 도착했지만 가이드가 제 시간에 도착하지 않아 장시간 기다리며 일정이 지연된 경우도 존재했다.

피해구제 처리결과는 절반이 실질적인 피해보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정보제공, 상담과 같은 단순 정보 안내(1,549건)가 가장 많은 건수를 차지했다. 조정신청(375건), 취하중지·처리불능(176건) 등 피해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49%(2,279건)에 달했다.

이태규 의원은 “해외여행의 증가와 함께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해외여행을 위해 저가항공사나 여행사를 찾고 있지만 일방적으로 항공권을 변경하거나 일정변경을 통한 선택관광을 강요하는 등 당초 약정과 다른 부당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며 “과도한 저가경쟁은 여행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구조를 맞추려는 행위발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소비자 보호를 위한 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