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거의 30개월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최근 개인 금융부채가 1천조원을 돌파하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소비 위축 등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번 주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5.27~6.57%로 고시해 지난주보다 0.10%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2009년 1월 초 이후 거의 30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국민은행의 주택대출 금리는 작년 6월 중순 4.20~5.50%에서 올해 1월 4.73~6.03%로 올랐고 이번 주에는 최고금리가 6.50%를 넘어섰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주택대출 금리는 20일 현재 4.86~6.30%와 5.16~6.56%로 지난주 초보다 각각 0.07%포인트 상승했다. 1년 전에 비해서는 최고금리가 각각 1.13%포인트와 1.11%포인트 급등했으며, 올해 초보다는 0.60%포인트와 0.58%포인트 올랐다.

CD보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코픽스에 연동된 대출 금리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주택대출 금리(6개월 변동형)는 3.96~5.60%로 최고금리가 연초보다 0.35%포인트 올랐으며 1년 전보다는 0.69%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각각 4.44~5.94%와 4.17~5.57%로 1년 전에 비해 0.54%포인트와 0.53%포인트 인상됐다.

은행권 주택대출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한국은행이 작년 7월 이후 다섯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주택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CD와 코픽스가 동반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어 대출금리 급등세가 가계의 이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소비 둔화를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금융부채는 3월말 현재 1천6조6천억원으로 8년여 만에 2배가량 급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1천조원을 돌파했다. 1년간 대출금리가 1.13%포인트 오를 경우 연간 이자 부담은 11조4천억원가량 불어나게 된다.

일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최고 7.3%를 넘어서는 등 CD와 코픽스에 연동된 전세자금 대출의 금리도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어 세입자들도 전세금과 대출금리의 동반 급등에 따른 이중고에 처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시장이 위축돼 있어 정부가 적절히 통제한다면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연간 이자 부담이 10조원에 달하면서 가계의 소비가 위축되면 기업 매출 감소와 고용 축소, 대출 상환 능력 악화, 금융권 부실화 등 악순환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내수 활성화 정책 등을 통해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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