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백제 초석건물지·계단식 대지조성 확인

부여 화지산유적 서사면부 백제 사비기 건물지 현황 (사진=문화재단 제공)
부여 화지산유적 서사면부 백제 사비기 건물지 현황 (사진=문화재단 제공)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사업’의 하나로 발굴조사 중인 부여 화지산유적은 백제 사비기 중요 유적이다. 예로부터 이곳은 사비백제의 이궁지(離宮址)로 전해지며 백제의 중요시설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되어왔다.   
 
이번 6차 조사에서는 화지산 서쪽 비탈면에 대한 발굴조사로 2018년 5차 조사에서 확인한 초석건물지 3동과 연결되는 초석건물지 3동을 추가로 확인했다.

총 6동의 초석건물지는 축조 방향이 동-서로 모두 서향(西向)을 하고 있는 건물이며, 초석은 원형과 긴사각형, 사각형의 다양한 형태가 확인되었다. 

초석과 초석 사이에는 고맥이시설이 확인되었으며 연꽃무늬(蓮華文) 수막새, 기와 등도 확인되어 지붕 조성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건물지의 앞쪽과 뒤쪽으로는 배수구를 조성하였으며, 배수구 내부에서 다량의 기와와 토기가 확인되었다.

초석건물지는 옆면이 2칸 이상인 건물지와 옆면이 1칸인 회랑형 건물지가 나란히 연결되는 특징을 지녔다. 또한, 화지산유적 서쪽 비탈면에서 대지 경사면의 암반을 동-서 ‘L’자형으로 땅을 판 다음 흙으로 일부를 다시 메워 평평한 대지를 조성한 흔적을 확인하였는데, 이러한 방식으로 계단식 대지를 조성하여 건물들을 축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L자형’으로 축조한 대지조성 시설 (사진=문화재청 제공)
L자형’으로 축조한 대지조성 시설 (사진=문화재청 제공)

특히 이번에 확인한 초석건물지와 계단시설 등의 유구와 함께 연꽃무늬 수막새, 백자 조각, 백자 벼루(2015년) 등의 유물은 사비백제 왕궁인 관북리유적과 왕궁성으로 조성된 익산 왕궁리유적 등에서 확인한 유물‧유구와 맥락을 같이해 사비백제의 국가 중요시설로 보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 조사를 통해 그동안 기록과 이야기상에만 존재해온 사비백제 이궁의 전체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부여군과 (재)백제고도문화재단은 오는 12일 오전 10시에 발굴현장 설명회를 갖는다. 또한 이번 발굴조사는 8월 초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백제 사비기 역사와 유적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현장을 방문해 발굴조사를 담당한 연구자로부터 생생한 발굴 이야기와 조사 성과를 들을 수 있다.

한편 부여 화지산유적은 1986년과 2000년 발굴조사에서 팔각우물과 초석건물지 등을 확인한 바  2001년 사적 제425호로 지정되었다. 2015년부터 발굴을 재개하여2015~2016년 2‧3차 조사에서 초석건물지 2동, 계단지, 축대와 11점의 나무삽이 출토되었다. 2017년 시굴조사에서는 화지산유적 중심시설이 현재 궁남지와 군수리사지를 바라보고 있는 서사면부 일대임을 확인했다.

문화재청은 “화지산유적을 비롯한 부여지역 핵심유적에 대한 단계적인 조사를 통하여 백제 사비도성의 실체를 복원할 수 있는 학술자료를 확보하고, 나아가 백제 왕도로서의 면모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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