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및 北美 실무 협상 영향 가능성 주목
中판다그룹 소속 회사가 매개역할...美 공세수위 높아질 듯

 

美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북한의 3G 무선네트워크 구축과 유지에 몰래 관여해왔다고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美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북한의 3G 무선네트워크 구축과 유지에 몰래 관여해왔다고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美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거래제한 대상으로 지정한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북한의 3G 무선네트워크 구축과 유지에 몰래 관여해왔다고 보도했다.

WP는 전직 화웨이 직원 등에게서 확보한 내부 문서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화웨이가 비밀리에 북한의 상업용 무선네트워크 구축과 유지를 도왔다고 전했다.

WP의 보도는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미국의 대북제재를 위반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 美 정부가 대(對)화웨이 공세 수위를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인해 美·中 무역협상과 北美 실무협상에 영향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WP는 2008년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이 북한의 조선우편통신공사와 지분합작으로 무선통신업체 '고려링크'를 설립해 3G망을 구축할 때 화웨이가 중국 국영기업 판다 인터내셔널 정보기술과의 제휴를 통해 장비 및 관리서비스 제공 등으로 깊이 관여했다고 밝혔다. 또 화웨이가 북한에 기지국과 안테나 등 고려링크 설립에 필요한 장비를 전달하는 데 중국 유명 전자기기업체 판다그룹에 소속된 판다 인터내셔널 정보기술(이하 판다)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 근거로 화웨이의 장비를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대인 단둥지역으로 나르는 내용을 담은 2008년 계약서를 제시했다. 화웨이는 망통합과 소프트웨어 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관리서비스와 네트워크 보증 서비스도 제공했다는 것,

화웨이는 다른 중국 기업 단둥커화와도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는 북한이나 이란, 시리아 등 국제사회의 제재대상국을 직접 거명하는 대신 암호로 부르기도 했다고 WP는 내부자료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중국 기업 단둥커화는 2017년 11월 미 재무부의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회사다. 이같은 내용을 종합해볼 때 미국 부품을 사용해온 화웨이가 북한에 장비를 제공함으로써 대북제재를 위한 미국의 수출규제를 위반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WP는 이러한 의혹이 미·중 무역협상과 북미 실무협상을 앞둔 시점에 제기됐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각각의 협상에 미칠 영향에 주목했다.

한편 美 상무부는 2016년부터 화웨이와 북한의 연계 가능성을 조사해왔으나 공식적으로 양쪽에 대한 연결고리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번 WP의 보도로 화웨이는 같은해 북한 등 제재대상국에 미국 기술이 넘어갔는지에 대한 자료제출을 요구받았다.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북한과의 연계로 미국의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파악되면 미 정부로부터 추가 제재나 형사처벌 등을 받을 수 있다.

화웨이는 WP의 코멘트 요청에 "화웨이는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의 모든 수출규제와 제재 관련법을 포함해 우리가 진출한 국가와 지역의 모든 법과 규제를 준수하는 데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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