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3자회동...美 구체적 행동에 착수하나

 

한,일 관계에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외교장관 회담이 오는 8월 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다.
한,일 관계에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외교장관 회담이 오는 8월 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통제 강화 조치 이후 악화 일로 치닫던 한,일 관계에서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외교장관 회담이 오는 8월 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다. 외교부는 "강경화 장관이 내일 오전 고노 다로 외무상과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의 회담은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을 계기로 갖는 만남이다. 이번 양국 외무부 수장들의 만남은 한일관계의 긍정과 부정 사이에서 양국간 해결의 단추를 찿는 중대한 만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한 이후, 한일 외교장관이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특히 이번 회담은 일본이 8월 2일 한국을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각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힌 하루 전날에 열리는 것으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두 외교 수장의 논의에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만나는 마지막 기회다.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 일본은 사실상 한국에게 경제 전면전을 선포하는 것이다. 결국 양국 갈등 상황이 장기화·고착화 될 것이 분명하다.

그동안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와는 아예 소통조차 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여왔던 많큼 이번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성사된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외교 수장들의 만남에서 한국 정부가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일본의 태도에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느냐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강 장관은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면서 기자들에게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부당하다는 것을 분명히 지적하고,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주장도 중단해 줄 것을 촉구하겠다고 했다. 또 ARF 등 아세안 관련 다자회의에서 여러 나라 외교 장관들에게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이 우리 주장에 순순히 응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오히려 고노 외무상은 관련 조치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한편 한국이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관련해 국제법 위반상황을 시정해야 한다는 그간의 주장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두 장관의 회담이 양측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충돌의 자리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8월 2일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과의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폼페이오 장관은 31일 태국 방콕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경화 외교장관을 만나고 고노 외무상을 만날 것"이라며 "그리고 나서 두 사람을 함께 만나서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도록 장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폼페이오는 "한,일 양국은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이고, 모두 북한을 비핵화하려는 노력에 대해 우리와 함께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우리가 두 나라 각자를 위해 좋은 지점을 찾도록 도울 수 있다면 그것이 두 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에게도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포함한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동과 관련해서 그동안 한일 갈등 상황에 대해 '관여' 의지를 밝혔던 미국이 이제 구체적인 행동에 착수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 내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폐기 움직임이 있는 등 한일갈등이 한미일 안보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한 미국이 움직이는 것 아닌가 하는 목소리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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