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 금융시장 안정 위해 총력

   

환율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자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오늘 오전 긴급 회동했다.
환율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자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오늘 오전 긴급 회동했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미·중 환율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자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오늘 오전 긴급 회동했다.

기획재정부는 7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열고 최근 금융시장 동향에 따른 대응 방향과 국제금융시장의 동향과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홍남기 부총리, 이주열 총재, 최종구 금융위원장,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

경제부총리와 한은 총재가 금융회의에서 회동한 것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 2017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그만큼 정부와 통화 당국이 최근의 경제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경제부총리, 한은 총재, 금융위원장, 금감원장이 참석한 긴급 경제금융회의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의에서는 관계기관 합동점검반 회의 등 그동안 진행한 논의 내용을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긴급 금융회의’를 주제한 홍남기 부총리는 대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냉철하게 주시하며 빈틈없이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고, 이 총재는 정부와 협력해 금융시장 안정화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것과 관련해서 홍 부총리는 단기간에 대내외 위험이 중첩되고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의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부과와, 위안화의 급격한 약세를 들었다.

여기에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등이 겹치면서 글로벌 증시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과 투자 부진, 기업실적 악화,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외환보유액과 순대외채권이 4천억 달러를 넘어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은 과거에 비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점을 들어 과도한 불안 심리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했다. 덧붙여서 지난 6월에 발행한 외평채도 성공적이어서 어느때보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발생 가능한 상황에 대비해 비상한 각오로 빈틈없이 대응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증시 수급 안정을 위해 자사주 매입규제를 완화하고 공매도 규제강화 등 가용한 수단을 시장 상황에 따라 신속하고 과감하게 동원하겠다는 생각도 전했다. 외환시장에 대해서는 과도한 쏠림 등에 의해 시장불안이 발생할 경우, 선제적이고 단호하게 시장안정 조치를 해나가겠다고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대외여건 전개 양상에 따라 시장이 수시로 불안정해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정부와 협력하면서 시장 안정화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함께 지혜를 모으겠다고 했다.

한은의 일차적 과제는 금융시장, 특히 외환시장의 적절한 관리에 있다. 미국 달러화 환율이 6일 1216원까지 올라 올해 초에 비해 10% 가까이 급등하면서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번 주에만 증시에서 5일(3469억원)과 6일(3208억원) 이틀 연속 주식을 내다 파는 등 환율 급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을 드러냈다.
 
한편 한은은 이날 이 총재가 언급한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영'에 대해서도 고민이 깊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자칫 1% 대로 급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통화당국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한은이 조기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은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1.75%에서 1.50%로 0.25%p 인하했는데, 추가적인 금리인하의 필요성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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