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우정호 기자] ‘딥 클렌징 오일’ 등으로 유명한 일본 화장품 기업 DHC가 혐한 발언에 이어 독도 망언까지 내뱉으며 국내 소비자들의 DHC 제품 불매운동에 기름을 부었다.

한편 국내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업계는 지난 12일부터 혐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일본 화장품 브랜드 DHC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소비자들 사이에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등 여론이 악화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이 가운데 DHC 코리아는 13일 오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DHC, 협한 연타 발언…‘조센징’ 표현도...

13일 MBN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DHC 자회사의 유튜브 콘텐츠 DHC-TV에 출연한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 의원 아오야마 시게하루는 1950년대 초반 한국이 독도를 멋대로 차지했다고 발언했다.

아오야마 시게하루는 “1951년부터 한국이 멋대로 독도를 자기네 것으로 해버렸다”며 “일본이 되찾기 위해 싸움을 건 적은 없고, 말로만 했다. 위안부 문제도, 레이더 발사 문제도 일본 측이 싸움을 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DHC-TV 시사 프로그램 ‘진상 도라노몬 뉴스’에서 지난 10일 한 출연자가 “"한국은 원래 바로 뜨거워지고 바로 식는 나라다"거나 "조센징(한반도 출신을 비하하는 표현)은 한문을 문자화하지 못했다"는 등의 주장을 'DHC테레비'로 내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 등 국내 H&B 스토어 '혐한 논란' DHC 판매중단

한편 이 같은 DHC의 혐한 발언이 논란을 넘어 불매운동으로 번지자 국내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업계는 지난 12일부터 일본 화장품 브랜드 DHC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올리브영은 12일 오전부터 온라인 매장에서 DHC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올리브영은 또 고객에게 DHC 상품 노출을 최소화하라는 지침에 따라 1천2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의 진열 위치도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이동하도록 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협력사와의 계약관계 등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우선 매장 내 진열 위치 변경과 온라인몰 판매 잠정 중단 등 지침을 내리고 여러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업계 2위 랄라블라 역시 발주 중단에 나섰다. 랄라블라는 이날부터 20여종의 DHC 상품을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단하고 150여개 오프라인 점포에서는 발주를 중단하기로 하고, 기존에 남은 재고는 진열 위치를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가 운영하는 롭스도 이날부터 온라인몰에서 DHC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또 전국 130여개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DHC 제품 진열을 중단하기로 했다.
     
한편 DHC 전속 모델인 배우 정유미 씨는 DHC에 초상권 사용 철회와 모델 활동 중단을 요청했다. 해당 기업과의 재계약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DHC 코리아…“국민 여러분께 사과. DHC 자회사 발언에 DHC 코리아는 동의하지 않는다”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자 DHC 코리아는 13일 오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DHC 코리아는 “금번 ‘DHC 텔레비전’ 관련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죄드린다”며 “DHC코리아는 대표를 포함하여 임직원 모두가 한국인이며, 저희도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과 같은 감정으로 방송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방송 내용은 DHC코리아와 무관하게 본사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채널로 저희는 이에 대해 어떤 참여도 하지 않고, 공유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과거 발언을 포함한 ‘DHC텔레비전’ 출연진의 모든 발언에 대해서 DHC 코리아는 동의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DHC텔레비전’과는 다른, 반대의 입장으로 이 문제에 대처할 것임을 공식적으로 말씀드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한국, 한국인을 비하하는 방송을  중단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한다”며 “여러분의 모든 비판을 저희는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DHC 코리아는 DHC 혐한 발언 이후 문제가 됐던 SNS 계정 댓글 차단도 해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