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QLED TV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QLED TV (사진=삼성전자 제공)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한국이 지난 1분기 잠시 중국에 내준 세계 TV 시장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삼성과 LG의 ‘프리미엄 전략’이 유효했던 반면에 TCL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공세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2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2분기 세계 TV 시장에서 출하량(수량) 기준 점유율 31.9%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분기 한국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세계 TV 출하 1위에 올랐던 중국은 점유율 30.8%로 하락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일본의 경우 2분기 세계 점유율은 1분기보다 더 떨어져 12.2%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TV 시장인 북미(미국·캐나다)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 TV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올해 1분기 32.6%로 치솟았지만 2분기에 20.5%로 급락했다.

한국은 2018년 3분기 28.7%에서 △2018년 4분기 31% △2019년 1분기 31.6% △2019년 2분기 31.9%로 꾸준히 점유율이 상승하는 추세다.

제조사별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세계 1·2위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 2분기에 금액 기준으로 세계 TV 시장 점유율 31.5%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1분기 이후 분기 점유율로는 6년 만에 최고치다. LG전자가 점유율 16.5%로 2위를 했고 일본 소니(8.8%)와 중국 TCL(6.3%), 하이센스(6.2%) 등이 뒤를 이었다.

수량 기준으로도 삼성전자는 19.4%의 점유율을 기록해 LG전자(12.4%)와 TCL(9.4%), 하이센스(7.3%), 샤오미(5.5%) 등을 제쳤다.

한국이 세계 TV 시장 1위를 되찾은 배경에는 대형·고가 TV를 지향하는 ‘프리미엄’ 판매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2500달러 이상 고가 TV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세계 점유율 53.8%(금액 기준)로 소니(24.5%)와 LG전자(17.8%)를 크게 앞섰다.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QLED TV의 판매량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를 큰 폭으로 앞질렀기 때문이다. 올 2분기 세계 QLED TV 판매 대수는 삼성전자(109만대)를 포함해 총 12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55만대)의 두 배를 넘어섰다.

반면 중국이 국가별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에서 1분기 만에 2위 자리로 내려앉은 것은 북미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던 TCL의 부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IHS마킷에 따르면 TCL은 지난 1분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557만여대의 TV를 판매해 점유율 10.8%를 기록했다. 특히 TCL은 북미 시장에서 65인치 4K UHD TV를 100만원 이하에 내놓는 등의 공격적 마케팅을 앞세웠다.

그 결과 지난 1분기에 북미 시장 점유율 26.2%로 사상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수년간 1위를 지켜왔던 삼성전자(21.7%)를 점유율 4%포인트(p) 이상 격차로 따돌린 것이다.

하지만 2분기 들어서는 TCL의 북미 시장 점유율이 16.3%로 거의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9.9%p 가량 하락했다. 선두 자리를 빼앗겼던 삼성전자도 22.7%의 점유율로 북미 TV 시장 왕좌를 되찾았다.

한편 미·중 무역분쟁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산 TV가 북미 시장에서 점유율을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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