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그리스 신화 속 인물 ‘이도메네우스’ 국내 무대 오른다
[연극] 그리스 신화 속 인물 ‘이도메네우스’ 국내 무대 오른다
  • 신현지 기자
  • 승인 2019.09.09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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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이도메네우스 포스터 (사진= 극단 백수광부 제공)
연극 이도메네우스 포스터 (사진= 극단 백수광부 제공)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그리스 전설 속의 인물 크레타의 왕, 이도메네우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대승을 거두고 크레타로 돌아가는 길에 커다란 폭풍을 만난다. 이도메네우스는 폭풍 속에서 자신을 살려준다면 고향에 도착한 후 제일 처음 보게 되는 살아있는 것을 제물로 바치겠다고 신에게 약속한다.

폭풍 속에서 살아남아 크레타 섬에 도착한 이도메네우스는 살아있는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 해변에서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아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 아들을...

독일 현대극 ‘이도메네우스’가 2019년 10월 10일부터 20일까지 알과핵 소극장에서 초연된다.  ‘이도메네우스’는 독일의 현대작가인 롤랑 쉬멜페니히가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인 이도메네우스의 이야기를 토대로 창작한 희곡이다.

극단 백수광부는 고대 그리스극과 유사한 형식인 코러스극으로 쓰여진 이 작품을 현대적 형태로 변주한다. 현대사회에서 개인이 타인을 대하는 방식과 타인의 시선 속에서 소외된 개인에 대해 다루며 오늘날의 인류사회를 통찰한다.

수많은 정보를 빠르게 접할 수 있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진실과 거짓, 소문과 무분별한 댓글에 둘러싸여있다. 개인은 대중 앞에 전시되고 전시된 개인은 타인에게 ‘인간’이 아닌 ‘이미지’로 존재하게 된다.

극중 이도메네우스의 이야기는 가십거리로 다뤄지며, 넘쳐나는 이야기들 속에 정작 진짜 이도메네우스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타인의 실제를 대면하고 소통하기보다 타인의 이미지를 전시하고 관음하는 현대인의 모습과 닮아있다. 이도메네우스는 이 비극을 통해 우리가 타인과 만나는 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전시되었다.

버려지는 전시품이 아닌 생생하게 살아있는 인간으로서의 삶, 그리고 타인을 ‘이미지’가 아닌 ‘인간’으로 바라볼 수 있는지에 대해 묻는 작품이 될 것이다. 64번째 정기공연을 선보이는 극단 백수광부는 1996년 창단해 23년간 꾸준히 작품을 올리고 있으며, 깊이 있는 작품 제작에 젊은 에너지를 더하여 새로운 도약의 시기를 맞고 있다.

이번 ‘이도메네우스’는 젊은 연출가 하동기를 포함, 캐스팅 전원이 극단 백수광부 단원들로 이루어져 극단이 오랜 시간 다져온 앙상블을 보여줄 예정이다.

한편 극단 백수광부는 1996년 연출과 이성열과 젊은 배우들이 실험연극 공동체를 표방하며 출발했다. 장정일의 시집을 해체 재구성한 '햄버거에 대한 명상'이 창단 작이다. '굿모닝? 체홉', '야메의사' 등 배우들의 몸과 즉흥연기에 기반한 공동창작 작업을 지속해왔으며, 최근에는 문학적 텍스트에 기초한 정밀한 무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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