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점, 약 133억원어치

'광개토대왕비문' 탁본 (사진= 케이옥션 제공)
'광개토대왕비문' 탁본 (사진= 케이옥션 제공)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광개토대왕비문 탁본'이 미술품 경매에 나온다. 케이옥션은 오는 9월 24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19세기 말-20세기 초로 추정되는 광개토대왕비문 탁본이 3억5000만-6억에 출품된다고 10일 밝혔다.

케이옥션에 따르면 광개토대왕비문 탁본은 현존하는 탁본 중 상당히 이른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배접이나 장황을 하지 않은 탁본 원래의 모습을 보전하고 있는 희소성과 높은 가치의 작품이라고 밝혔다. 

‘광개토대왕비’는 고구려 20대왕인 장수왕(長壽王, 재위 413-491)이 아버지의 광개토대왕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414년에 세운 것이다. 이 비문에는 아들 장수왕이 아버지에게 바친 ‘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이라는 시호가 적혀 있다. 이 비는 높이가 6.39m, 너비는 대략 1.35-2m에 달하며 재질은 응회암이다. 전체 4면에 모두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현재까지 1775자의 명문이 확인되며, 140여 자는 훼손되어 판독이 불가능하다. 

광개토대왕비의 탁본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비문에 종이를 대고 세필로 비면(碑面) 글자의 본을 뜬 뒤 글자를 제외한 나머지 여백을 먹으로 메운 것, 두 번째는 원석탁본으로 종이를 비면에 대고 두드려 탁본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마지막으로는 ‘석회탁본’인데 비석표면에 석회를 발라 글자를 선명하게 하거나 변형한 후 탁본한 것이다. 본 출품작은 석회탁본으로 19세기 말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작품은 비석의 각 면에 10장씩, 총 40장의 종이를 사용하여 탁출했다. 탁본에 사용된 종이는 고려지이며, 먹은 연매이다. 배접이나 장황*을 하지 않은 탁본된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를 보전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현존하는 탁본 중에서도 상당히 이른 시기에 속하는 것이어서 매우 가치가 높은 작품이다.

215점, 약 133억원어치의 작품이 출품되는 이번 9월 경매에는 한국 추상미술의 효시 김환기, 유영국 두 거장의 작품을 선두로 윤형근, 이우환, 박서보의 추상작품과 박수근, 장욱진, 김창열, 이대원 등 주요 구상작가들의 수작이 두루 선보인다.

또한 무용가 최승희를 그린 우메하라 류자부로의 무당춤을 추는 최승희, 2억5000만-3억5000만원에 출품되며  테이트 모던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시작하는 백남준의 작품과 데미안 허스트, 카우스, 로버트 인디애나 같은 해외 작가들의 작품도 출품되어 눈길을 끈다.

고미술에서는 겸재 정선과 현재 심사정의 작품, 추사 김정희의 대련, 명성황후의 봉서‘, 다산 정약용의 간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휘호도 선보인다. 또 자각국사도영 진영, 북관십경도 등 18-19세기에 제작된 작가 미상의 수작들과 함께 희소성과 공예적 수준이 높은 채화칠삼층장, 철제구리은입사장생문화로 등 다양한 분야의 고미술품이 경매에 오른다. 

경매 프리뷰는 추석 연휴 기간 중인 9월 14일(토)에 시작해 경매가 치러지는 9월 24일(화)까지 진행되며, 프리뷰는 무료로 누구나 감상이 가능하다. 프리뷰 기간 중에는 휴관 없이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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