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중앙뉴스=김필수]최근 현대차그룹의 미국 자율주행차 업체 액티브와의 합작회사 설립 협약은 미래에 대한 흐름이 얼마나 빠르게 진전되는 가를 가늠하는 좋은 사례다.

약 2조 4천억원의 투자금을 각자 부담하면서 매머드급 신기술을 개발 보급하자는 취지는 그만큼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례는 약 2년 전 삼성전자가 미국 오디오 및 인포테인먼트 등의 선두 주자인 하만을 9조 3천억원에 전격 인수한 사례와 같이 ‘신의 한수’라 할 정도로 확실한 미래 방향을 잡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최근 자동차의 방향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움직이는 생활공간, 움직이는 가전제품이라고 할 만큼 큰 변혁기라 볼 수 있다. 과거의 10년보다 앞으로의 1년의 기술 집적도가 높아지고 자동차의 쓰임세가 크게 바뀐다는 뜻이다.

자동차의 융합적인 역할과 기술적 진전도가 획기적으로 변모하면서 미래의 자동차 세상을 누가 지배하는 가도 중요한 흐름이다. 기존의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들은 지난 130여년의 역사와 같이 수퍼 갑으로서 수직 하청구조를 강조하고 싶지만 미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는 전기차와 수소 연료전지차, 자율주행차, 그리고 카 쉐어링이나 라이드 쉐어링 등 공유경제가 융합하면서 미래의 산업 생태계도 크게 변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그러다보니 자율주행차용 라이드 센서 등 고부가가치 부품을 만드는 기업이나 자동차용 시스템 반도체 기업도 주도권을 쥘 수도 있으나 가장 위협적인 기업으로 판단되는 경우는 인공지능을 포함한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 

우리가 일명 ‘GAFA’ 라고 하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아마존닷컵 이라고 하는 기업은 미래 자동차용 소프트웨어에 큰 비용을 지불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자동차라는 융합적인 전기전자 부품과 반도체를 움직이는 우리의 ‘정신’에 해당되는 부분이 바로 인공지능을 포함한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이다.  

미래 먹거리의 주도권 싸움이 가장 핵심인 만큼 최근의 흐름은 이종 간의 결합이나 적과의 동침은 기본이고 누가 많이 몸을 섞는 가가 성공의 관건으로 등장하고 있다. 미래 자동차는 융합제품의 대표 산물인 만큼 다양한 장점을 가진 기업과의 공동 투자나 연구개발은 기본이고 합종연횡 등 다양한 산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규제 일변도의 포지티브 정책이 바닥에 깔려있다 보니 모든 것이 국내에서 기업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에 있다. 여기에 자동차 산업은 고비용 저생산, 저효율, 저수익인 1고 3저가 보편화되어 있고 강성 노조의 이미지와 각 기업의 장점이 뭉친 시너지 효과도 내지 못해  선진국 대비 낮은 기술 수준이 많다. 친환경차 분야는 많이 따라갔으나 선진국 대비 약 90% 수준으로 2년 정도의 격차가 있고, 자율주행차 분야는 아직 75%로 4~5년 격차가 있다. 

특히 공유경제 분야는 7년 이상의 격차가 발생해 이미 시작된 먹거리를 잊어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러니 이번 합작회사 설립은 더욱 의미 있고 반가운 단비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자율주행차 분야는 현대차 그룹의 입장에서는 더욱 기술적 격차가 선진국 대비 커서 낙후된 분야를 올릴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현금이 부족인 액티브와 자금은 있으나 해당 기술이 약한 현대차 그룹이 만난 이유도 있지만 더욱 큰 것은 미래를 지향하는 양사의 입장에서는 더욱 융합적인 시너지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가 현대차 그룹은 균형 잡힌 미래 자동차를 구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시스템 반도체나 해외 공유경제 모델에 대한 투자는 물론이고 각종 원천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인수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고 이번에 가장 큰 대어를 낚았다. 현대차 그룹은  그 동안 진행하였던 순혈주의를 버리고 혼혈주의로 본격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외부의 능력 있는 해외 인재 영입이나 직급 정리와 계급적인 분위기의 조직 분위기도 바꾸었다. 매우 바람직한 움직임이다. 정의선 수석 부회장 체제로 본격 바뀌면서 이러한 면모는 힘을 받고 있으니 현대차 그룹의 행보는 크게 환영받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최근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차 수준이 더욱 글로벌 수준으로 바뀌면서 인기 최고의 가성비 좋은 신차가 쏟아지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 비아냥 거렸던 일명 ‘흉기차’ 언급도 점차 사라졌다.  따라서 가성비 좋은 신차와 소비자 배려를 더욱 가속화하고 중소·중견 기업과의 실질적인 상생 등 다양한 선진 모델이 추가된다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서 미래를 약속받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특히 해외 기업과의 연계도 가릴 때가 아니지만 국내 그룹과도 새로운 움직임을 가속화한다면 정부도 연구개발비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줄 수 있는 근거가 되는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최근 글로벌 2차 전지 기업인 국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시장에서의 치고받는 싸움은 볼썽사납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 합리적이고 미래를 위한 통 큰 합의가 총수끼리 진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당연히 해외 시장에서의 국내 기업 간의 정도를 지나친 싸움에는 적절한 정부의 중재가 필요하고 앞서 언급한 규제 일변도의 포지티브 정책을 버리고 네거티브 정책으로의 전환은 기본이라는 생각이다. 또한 안정된 노사정 위원회 운영과 더욱 비즈니스 프랜들리 정책으로의 전환 역시도 필요하다고 본다. 

다시 한 번 정부의 정책이 더욱 확실하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연착륙 모델을 촉구한다. 정부의 생각부터 큰 그림으로 바뀌기를 바란다. 그리고 사랑받는 현대차 그룹으로 더욱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