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토요타 매장 (사진=중앙뉴스 DB)
서울의 한 토요타 매장 (사진=중앙뉴스 DB)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지난 7월 시작된 ‘일본산 불매운동’ 본격화로 일본 브랜드 차량 판매가 직격탄을 맞으며 지난달에는 판매 60% 급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 혼다, 인피니티 등 일본 대표 자동차 브랜드들이 최소 60%이상 판매가 감소한 가운데 87.2% 판매 감소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한국 닛산은 국내 철수설까지 돌고 있는 실정이다.

9월 일본차 판매 60% 급감…렉서스만 살아남아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9월 일본계 브랜드 승용차 신규등록이 1천103대로 작년 같은 기간(2천744대)에 비해 59.8% 감소했다고 4일 밝혔다.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2천674대)에는 -17.2%를 기록했고, 8월(1천398대) -56.9%로 감소폭이 확대되더니 9월에는 -60%를 넘어섰다.

서울의 한 렉서스 매장 (사진=중앙뉴스 DB)
서울의 한 렉서스 매장 (사진=중앙뉴스 DB)

올해 누적 판매는 9월까지 2만8천657대로 작년 동기대비 6.1% 줄었다. 지난달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역시 감소폭이 커졌다. 일본차 판매는 2014년 이래 해마다 계속 증가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달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 점유율은 5.5%로 떨어졌다. 1년 전(15.9%)의 3분의 1 수준이다.

브랜드 별로는 도요타가 374대로 -61.9%, 혼다는 166대로 -82.2%, 인피니티는 48대로 -69.2%, 닛산은 46대로 -87.2%를 기록하며 불매운동으로 인한 심각한 타격이 수치화됐다.

반면, 렉서스는 살아남았다. 지난달 렉서스 판매량은 469대로 작년 동월보다 49.8% 뛰었다.

렉서스 판매량은 전월(603대)에 비해선 22.2% 줄었다. 또, 렉서스 ES300h은 판매순위가 7월 3위에서 8월 10위로 밀린 데 이어 9월엔 아예 순위권에서 빠졌다.

렉서스 관계자는 "작년 10월 신차 출시를 앞두고 9월엔 판매가 적었던 기저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진=닛산 제공)
(사진=닛산 제공)

지난달 ‘단 48대’ 판매한 닛산…‘철수설’ 공식 부인

한편 국내 진출한 일본차 브랜드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축에 속하는 한국닛산은 지난 9월부터 철수설이 돌았으나 공식적으로 철수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한국 시장 철수 반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명시되지 않아 업계에서는 여전히 철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닛산은 입장문을 통해 철수설을 부인하며, 지속적으로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일본 불매 운동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은 현실임을 인정했다.

한국닛산은 입장문에서 “기존 사업운영 구조의 재편을 통해,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하고, 한국닛산의 사업 파트너사들과 함께 다시금 건전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닛산은 지난 8월31일 부로 용인 신갈에 위치한 닛산 용인 전시장이 문을 닫아, 전시장 숫자가 전국 21개에서 20개로 줄어들었다. 또한 전라도권에 유일한 전주 전시장도 판매 부진에 시달리면서 전시장 폐쇄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국닛산의 지난달 누적 차량 판매 대수는 46대로 지난 8월 58대보다 판매 부진이 더욱 심해져 다음 달 전망도 밝지 않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국닛산의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판매 부진이 계속될 경우, 내년 상반기를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철수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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