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주·대구 지검만 '특수부' 유지...부산 '특수부' 대신 '공수처'?
부산 특수부 폐쇠는 민주당 정권, 20년 미래를 위한 조치인가?

 

윤장섭 기자
윤장섭 기자

검찰개혁의 결정판인 특수부 축소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부산지검의 특수부 폐지다.

부산지검 특별수사부를 폐지하겠다는 법무부의 검찰개혁안이 발표되자 부산지방변호사회는 14일 성명을 내고 반대한다는 입장과 함께 반발했다.

지방변호사회가 이례적으로 정부의 검찰 특수부 축소·폐지 방침에 공식적으로 반대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법조계도 부산지검의 특수부 폐지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부산은 서울에 이어 대한민국의 제2의 도시이자 영남권을 대표하는 도시다. 특히 도시의 규모나 영남권의 상징성, 해양물류의 중심지이다 보니 무개감 있는 범죄들이 많이 일어나기도 한다.

범죄의 무개만큼 비중이 큰 부산에 마땅히 특수부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 법조계의 주장인데도 법무부는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즉시 개혁안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그러자 야당은 공수처 설치를 위한 꼼수중 가장 치졸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은 자신의 임기중에 노무현 정부에서 실패한 검찰개혁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공수처법을 관철 시킬 적임자로 조국을 선봉장으로 삼아 검찰 개혁의 방아쇠를 당기게 했다. 조국 전 장관은 서울대학교 교수시절부터 검찰개혁의 프로세스(process)를 준비했다.

청와대는 준비된 조국을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고 최소 20년의 진보왕국을 꿈꿨다. 하지만 자격없는 너를 우리는 반대한다는 국민들의 저항에 부딧쳐 검찰개혁의 중심인 조국은 패장으로 전락했다.

스스로 사퇴카드를 던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검찰개혁의 불쏘시개는 여기까지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청와대를 떠나 가족 곁으로 돌아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이 전격 사퇴를 선언하자 조국의 법무부와 윤석열의 검찰은 멋진 파트너가 될 수도 있었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조국 전 장관도 더이상 버텨낼 용기가 나지 않았고 여기까지가 자신이 해야할 마지막 시간 이라는 판단이 섯을 것으로 보인다.

가족이라도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영광의 면류관을 벗어 던졌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지난날 자신이 비난했던 인사들의 처지와 다름없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고통과 후회가 앞섰을 것으로 보인다.

조국은 지금까지 '몽따다'(알고 있으면서 모른척 한다는 순수 우리 말) 했다.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문 대통령은 조국 전 장관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누구도 할 수 없는 검찰 개혁의 적임자라고 믿고 반대하는 많은 석학(碩學)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부산지검 특수부는 1973년 대검에 이어 1974년 창설됐다. 1999년 다대·만덕지구 택지 전환 특혜, 2007년 전군표 당시 국세청장 뇌물수수, 2011년 벤츠 여검사 의혹, 2005·2019년 부산항운노조 비리, 2016년 엘시티 비리 등을 파헤쳐 관련자들을 줄줄이 엮었다.

부산지검은 외사부를 포함해 관세와 항만 관련 전문 수사 부서 등 전문화된 형사부가 있어 “대구지검"과의 무개감을 놓고 본다면 당연히 부산지검이 10배 가까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법조계 인사들이 많다. 그런데 왜 부산이 아닌 대구에 특수부를 남기는 이유가 뭔지 다소 의심스럽다. 

법무부는 대검의 핑계를 대고 있지만 일부 정치권 인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부산지검 특수부가 관할하는 부산, 울산, 경남에는 모두가 민주당 소속의 시장과 지사들이 장악하고 있다. 야당의 주장에 따르면 문재인 정권은 부산에 특수부를 없애고 공수처를 설치해 정권의 연장과 아군들을 보호하자는 위험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미 정권의 20년을 내다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지검 특수부 폐지가 우연이 아니라는 시각도 많다. 부산지검에서 특수부가 폐지되면 부산지검은 기존 10부 체제에서 9부 체제로 바뀐다. 검사 5명을 포함한 수사 인력 20여 명은 형사4부로 배치된다.

검찰이 정권의 눈치를 보는 한 대한민국 검찰은 국민으로 부터 신뢰를 받지 못한다. 필자가 현해탄 건너 일본의 도쿄지검 특수부를 소개하는 것은 이들이 국민들로 부터 신뢰를 얻고 사랑을 받기 때문이다. 일본의 정·관계 인사들은 도쿄지검 특수부라는 말만 들어도 벌벌 떤다.

실제 “도쿄지검 특수부에 잡히면 핏줄까지 벗겨진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일본 특수부는 권력의 권위에도 굴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검찰을 일본 국민들이 무한 신뢰를 갖고 전폭 지지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우리 검찰은 상대적으로 국민들로 부터 신뢰를 받지 못한다.

벤츠검사·샤넬검사는 검찰의 수치다. 국민은 그런 검찰을 바라보면서 분노했고 때론 두렵고 무서워 했다. 검찰개혁은 피 할 수 없는 시대의 명령이고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기에 국민들 모두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다만 어떤 수준까지 개혁이 이루어 지느냐다.

검사가 존재하는 이유는 검찰청법 제4조 검사의 직무편에 잘 나와있다.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직무와 권한을 가지고 우로나 좌로나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 조국이 아니더라도 검찰개혁은 하게 되 있었다.

조국의 사퇴로 검찰개혁은 시동을 걸었고 많은 분야에서 직무가 축소된다. 검찰의 직무가 축소된다 하더라도 검사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본인이 검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불의(不義])를 보면 암행어사 방망이처럼, 포청천의 개작두 처럼 사정없이 법과 정의 앞에서 집행되는 모습을 보여라. 그러면 부산이 아닌들 그게 뭐 대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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