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자율주행 시연 “기대 못 미쳐”
해외서 연이은 자율주행차 사망사고…불안감 높아져
자율주행차 국내 도입 시작…안전 확보돼야

(사진=BMW 인스타그램 캡쳐)
(사진=BMW 인스타그램 캡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지난 달 BMW의 서브 브랜드 BMWi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율주행 중 뒷좌석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광고영상을 올렸다가 ‘과도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비난을 받은 일이 있었다.

광고는 남녀가 자율운행 중 운전석을 비워놓은 채 자율주행차량 뒷좌석에서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동작을 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새로운 기쁨의 순간을 줄 것‘이라는 메시지도 포함돼 있다.

이처럼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도 있게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실제 공개 된 자율주행 기술은 여전히 많은 개선을 필요로 하고 있다.

자율주행 중인 차량에서 LG유플러스 연구원이 운전대를 잡지 않은 채 시연하고 있다. (사진=우정호 기자)
자율주행 중인 차량에서 LG유플러스 연구원이 운전대를 잡지 않은 채 시연하고 있다. (사진=우정호 기자)

LG유플러스 자율주행 시연 “기대 못 미쳐”

지난 10일 LG유플러스가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공개한 자율주행 시연은 자율주행 기술의 우월성을 보여주려 했지만 안전성 면에서 기대만큼 보여주지는 못했다. 특히 시연회 관련 주요 오류 외에도 무단횡단 관련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자율주행 시연 시작 후 시연자가 자율주행차 탑승을 위해 ‘원격 호출’로 주변에 주차된 차량을 불렀지만 자율주행차는 5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시연자가 당황한 기색을 드러냈고 주최 측도 시연 중계를 잠시 중단시켰다.

10여분이 지나서야 시연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됐고 자율주행차가 시연자가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최순종 LG유플러스 기업기반사업그룹장은 "강서경찰서와 협력해 도로를 통제한 후 시연을 진행하려 했지만, 협의가 원활치 않아 자사 교통 요원을 급하게 배치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며 "안전 확보를 우선으로 해 행사를 진행하려 했으며, 기술적 문제로 시연이 늦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시연자를 태운 차량이 자율주행 중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마네킹을 발견하고 급정거 했지만 마네킹과 차량 간격은 꽤 가까웠다. 마네킹이 차량 접촉 없이 도로를 건너기는 했지만 실제 사람이었다면 사고로 이어졌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최주식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은 "시연할 도로에 택시가 지나가며 마네킹을 무단 횡단 시킬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며 "현장 상황이 여의치 않았음에도 차량이 잘 감지해 신속히 급정거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자율주행 기술의 불안감은 과거 테스트에서도 노출된 바 있다. 지난 6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서 열린 ‘상암 자율주행 페스티벌’ 당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을 태운 5G 자율주행 버스는 도심 시범 운행 10분 만에 중앙선을 침범했다.

테슬라 소방트럭 충돌사고 당시 TV 화면 (사진=AP 제공/연합뉴스)
테슬라 소방트럭 충돌사고 당시 TV 화면 (사진=AP 제공/연합뉴스)

해외서 연이은 자율주행차 사망사고…불안감 높아져

한편 해외에서는 연이은 자율주행차 사망사고가 발생해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2016년, 미국 플로리다 주의 조슈아 브라운은 테슬라 모델 S의 오토파일럿(자율주행 시스템) 기능이 자신의 목숨을 구했다며 유튜브 채널에 한 영상을 업로드 했다.

해당 영상은 오토파일럿으로 고속도로 주행을 하던 테슬라 모델S가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는 대형트럭을 가까스로 피하는 모습을 담고 있으며, 조회 수는 370만 뷰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 달 후 브라운은 자율주행 중 차 안에서 영화 '해리포터'를 시청하다 트럭과 충돌해 숨졌다.

2018년에는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는 세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우버(Uber)의 자율주행차(2017년식 볼보 XC-90)가 무단횡단을 하던 엘레인 허츠버그(49)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허츠버그는 사고 직후 병원에 후송됐지만 숨을 거뒀다.

특히 우버의 자율주행차 보행자 사망사고는 큰 충격을 안겼다. 자율주행차가 아직 완벽하지 못하다는 인식을 대중에게 각인시켰기 때문인데, 사고 이후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자율주행 센서가 약 6초 전 보행자를 인지했지만, 비상브레이크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사고 직후 우버는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피츠버그 등에서 진행하던 자율주행 시험을 자발적으로 중단했지만, 9개월 후 교통당국으로부터 피츠버그 일대의 공용도로에서 자율주행 차량의 도로주행시험 재개를 승인받았다.
 
이밖에도 올해 3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테슬라 모델X 차량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났고, 5월 유타주에서는 모델S 차량이 소방차를 추돌해 운전자가 다쳤다.

테슬라 모델 3 (사진=테슬라 제공)
테슬라 모델 3 (사진=테슬라 제공)

자율주행차 국내 도입 시작…안전 확보돼야

한편 테슬라는 지난 8월 13일 '오토파일럿'을 기본적용한 세단 '모델 3'을 국내 공식 출시했다. 해당 모델에는 771만 4천 원을 더하면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을 넣을 수 있어 국내 이용자들은 구매계약을 서둘렀다.

많은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테슬라 '모델 3'의 인기비결을 '전기차'라는 점에 뒀지만, 해당 차량에 '오토파일럿'기능이 기본적으로 제공되면서 국내 자율주행에 대한 안전확보 역시 시급해졌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인공지능(자율주행 자동차)은 학습된 데이터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고 일반적인 의사결정 문제에서는 인간보다 향상된 성능을 보인다"며, "다만, 학습되지 않은 데이터인 새로운 환경이나 돌발상황에서의 의사결정은 경험과 직관을 가진 사람보다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사고 수가 돌발 상황에서의 수보다 월등하기 때문에 전체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찬성파의 의견이지만, 전체사고율을 차치하고 돌발 상황에서의 사고책임 주체는 누가돼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 '자율주행차 상용화'의 쟁점이다"고 덧붙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칼럼을 통해 자율주행차 안전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자율주행에 대한 운전자의 안전이 위협을 받기 시작했다”며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이를 전적으로 활용하다가 교통사고 사망자까지 발생할 수 있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제작사나 정부당국은 이러한 자율주행의 한계점을 고려해 운전은 운전자의 안전운전에 있다는 점을 항상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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