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7명의 후보자들은 24일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열린 대구ㆍ경북 비전발표회에서 이구동성으로 ‘천막당사정신’을 언급하며 박근혜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특히 박 전 대표의 본거지와 다름없는 대구ㆍ경북 지역의 경우 박심(朴心)에 따라 몰표가 나올 수 있는 만큼 박심(朴心)을 향한 구애발언도 이어졌다.

첫 발표자로 나선 나경원 후보는 “이번 전대를 앞두고 공천을 담보로 줄을 세운다는 말이 있다”면서 “이번만큼은 계파를 잊어버리고 현명한 투표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나 후보는 “박 전 대표 위한 카펫을 깔아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박 전 대표의 별명인 ‘선거의 여왕’을 이용, “‘선거의 여왕 2’라는 애칭을 가진 나경원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보장하겠다”고 말해 대구ㆍ경북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했다.

계파와 상관없이 고른 지지를 얻고 있는 홍준표 후보는 “이번 전대에서도 친이계 중 일부에서 계파 투표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허수아비 대표를 세워서 18대 총선에서처럼 공천을 전횡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홍 후보는 “조만간 우리 대선 후보에 대한 공격이 시작되는데 누가 막아줄 수 있겠나”라며 “전사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박 전 대표에 대한 야당공격에서 보호할 사람은 나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경필 후보는 “대표가 되면 수도권의 젊은 표를 몰아드려 박 전 대표와 윈윈(win-win)하겠다”며 “저도 받을 게 있는데 박 전 대표의 신뢰 이미지는 한나라당에 축복이다. 당당하게 주고받는 동반자 관계가 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변하고자 하는데 친이는 누구, 친박은 누구, 나머지는 줄서려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게 한나라당 전대 모습”이라며 “다시 시작된 망령과 같은 계파와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박진 후보는 “당시 우리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박 전 대표의 천막당사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히면서, “일부에서 벌써 계파에 의해 표가 배분됐다고 한다. 이번 전대는 지도부 재탕 삼탕이 아닌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세 후보는 “박 전 대표가 모든 당원을 대신해 108배를 하고 눈물로 호소했으며 우리는 하나로 뭉쳤다”며 “천막정신을 망각한다면 우리는 다시 천막신세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천막당사’정신을 출마선언문과 ‘천막정신이란 무엇인가’라는 자료까지 냈다.

또한 “지난 3년간 한나라당에서는 민생은 간 데 없었고 계파싸움만 있었다”면서 “이번 전대에도 책임 있는 전임 지도부 세분이 또 하겠다고 나섰는데 이는 오만 위에 독선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원희룡 후보는 “박 전 대표라는 소중한 자산 보호”를 강조한 뒤 “우리 내부에 퍼져있는 패배의식에서 벗어나야 하며 우리끼리 삿대질하는 일은 그만둬야 한다”면서 “당을 개혁하되, 기본가치를 지키는 개혁을 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후보는 “지난해 전대에서 2등, 3등하고 사무총장을 했던 분이 또 다시 나왔다”면서 “새로운 한나라당을 원한다면 당의 얼굴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후보자들은 한결같이 대구시당 위원장인 유승민 후보를 ‘대구의 아들’이라고 치켜세우며 동남권 신공항 등 대구ㆍ경북 현안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실제로 행사장에는 유승민 후보자의 지지자가 가장 많이 모여 유 후보를 연호했으며 일부 지지자들은 KBS 드라마 광개토대왕을 연상시키는 ‘광개토 승민’이라는 현수막을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이날 대구시민체육관에는 3000여 명의 선거인단과 지지자들이 몰려 뜨거운 열기를 실감케 했다. 체육관 입구부터 각 후보의 대형 현수막이 빼곡하게 걸려 있었으며 행사장 밖에서는 수백 명의 후보 지지자들이 징과 꽹과리를 치며 치열한 선거전을 벌였다

비전발표회는 이날 대구ㆍ경북권을 시작으로, 부산ㆍ울산ㆍ경남권(25일), 광주ㆍ호남ㆍ제주권(27일), 대전ㆍ충청권(28일), 강원권(7월1일), 서울ㆍ인천ㆍ경기(2일) 6개 권역별 ‘릴레이유세’ 방식으로 치러진다. 또 지상파와 케이블TV 등을 통해 5차례에 걸쳐 TV토론도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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