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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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뉴스=신현지 기자]1970년 4월 창간을 시작으로 내년 창간 50주년을 맞는 월간 '샘터'가 재정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2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한국을 대표하는 교양잡지 월간 '샘터'가 올 12월호를 끝으로 무기한 휴간(休刊)에 들어간다. 김성구 '샘터' 발행인은 "90년대 후반부터 매년 3억원씩 적자를 봐 왔다.

자칫하다간 직원들 퇴직금도 못 주겠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렸다"며 "50주년을 기념해 내년 1월호 표지까지 다 만들어 놓았는데 발간을 못 하게 돼 참담하다“고 말했다.

피천득, 최인호, 이해인(수녀), 정채봉 등의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문인들의 작품들을 수록하면서 50만 부까지 발행을 기록했던 샘터가 최근엔 대중의 콘텐츠 소비 방식 변화에 월 2만 부를 채 넘기지 못해  결국 무기한 휴간을 선언한 것이다.

이 소식에 출판계는 물론 많은 독자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들을 내놓았다. 샘터를 통해 문학의 소양을 충족했다는 한 독자는 “충격적인 소식이네요. 여고시절 샘터를 통해 문학을 알게 되었고 또 꿈을 키우면서 샘터와 추억을 함께 했는데 경영난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니 많이 안타깝네요.‘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문인협회의 이모 작가는 “월간 '샘터'는 우리 현대사의 산 증인으로 말을 아껴야 했던 시절에도 문인들이 글로써 자유롭게 생각을 표현할 수 있었고 문학지가 흔하지 못한 시절에 문인들에게 문학의 무대를 역할을 해주었다.”며 “시인이자 수필가 피천득, 법정 스님, 소설가 최인호, 이해인 수녀, 동화작가 정채봉, 장영희 교수 등 쟁쟁한 글쟁이들이 샘터에서 활동했다.

그런데 결국 독자들의 소비 방식에 밀려 위기에 처했다니 안타깝다. 하지만 이는 책을 읽지 않는 독자들만을 탓할 게 아니라 정부의 시책도 문제인거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월간 잡지 ‘샘터’는 1970년 4월 김재순(金在淳)을 발행인으로 하여 창간되었다. 거짓 없이 보람 있게 인생을 걸어가며, 조국을 사랑하며 나라 일을 소중히 여기고, 충성을 다하며 직장을 가정처럼 만든다는 3대 정신을 바탕으로 창간된 샘터는 당시 100원이라는 가격으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학지를 표방했다.

또한 창간 때부터 한글만 쓰기를 원칙으로 하고, 쉽게 익힐 수 있는 우리말 찾기에 노력을 기울였으며, 1983년 4월호부터는 가로쓰기를 채택하면서 독자들로부터 사랑 받는 잡교양지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출판 시장 침체 속에 더 버티지 못하고 내년 50주년을 앞두고 무기한 휴간에 들어간다. 올해 12월호는 '샘터' 598호다.

샘터관련자는 본지를 통해 “앞으로 방향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잠정휴간이라 지원을 받거나 '샘터'를 넘길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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