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독과점'이 문제...“이대로 두면 제2 봉준호는 없어”

(사진= 반독과점영대위 제공)
(사진= 반독과점영대위 제공)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23일, 한국영화 발전을 위한 진단과 대안이 국회의원회관에서 논의되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겸업 금지·스크린독과점 금지·예술영화전용관 의무화 절실”, “블록버스터 의존 아닌 다양성 활성화 정책 입안해야”, “국회와 정부, 겸업 금지로 영화산업 고질병 치유하라” 등 한국영화 발전을 위한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이날 세미나에서 발제·토론자들은 건강한 영화산업 생태계 복원은 대기업의 배급·상영 겸업 금지가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인 대표(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는 “CJ그룹과 롯데그룹이 ‘자해적 거래’를 통해 영화시장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며 “시장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정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용배 부회장(한국영화제작가협회)은 “영화산업을 살리려면 영화산업 전 부문에 걸친 대기업의 독과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대로 두면 새로운 봉준호 감독 출현은 비관적”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고, 영화진흥위원회 기능을 정상화해야 한다. 겸업 금지·스크린독과점 금지·예술영화전용관 의무화를 '영화법'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병호 위원장(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은 “절대다수(68%)를 차지하는 (총제작비) 10억 미만 영화들이 시장에 제대로 소개되지 않고, 영화현장 일자리 역시 빈익빈부익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다양성 활성화를 위해 블록버스터 의존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춘 의원은 “영화산업 저변에서 포착되는 위기의 징후들을 전해 들으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영화가 고사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김영주 의원과 함께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활동하니 한국영화가 더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영주 의원은 “17대 국회 활동 당시에도 3대 대기업의 영화산업 독식을 지적했었는데 14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현실이 마음이 아프다”며 “도종환 장관이 발의한 영화법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강조했다.

정지영 감독은 “영화인들이 이런 세미나와 운동을 많이 했고 이는 한국영화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계기로 작용했는데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많은 영화인들이 대기업에  종속화돼 버렸다”며 “정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함께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은 반독과점영대위 공동대표는 “현장에서 느끼는 한국영화 100주년은 겉보기엔 화려할지 모르겠지만, 구조적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오늘의 이 진단과 대안이 하나의 출발점이 되어 한국영화 생태계가 건강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대기업의 겸업과 독과점 심화로 인해 위기의 기로에 서 있는 한국영화산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도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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