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태풍과 가을장마에 배추 작황 크게 악화

(사진=신현지 기자)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김장 배추값이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 잦은 태풍과 가을장마에 산지의 작황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8~9월 생육기간 동안 배추 주산지인 호남 지역에 태풍 피해가 컸다.

지난 20일 전남도에 따르면 9월 한 달 동안 태풍 링링을 시작으로 타파, 미탁까지 3개의 태풍이 연속으로 전남지역을 덮쳐 해남지역이 주산지인 배추 등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에 금값 배추 현상은 계속 될 것으로 보여 김장을 앞둔 주부들의 시름은 한층 깊어지고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달(23일 기준) 배추 평균 소매가격은 6천941원으로, 지난해 10월(3천593원)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올랐다. 특히 지난 7월 3천273원이었던 배추가격은 8월 3천470원, 9월 5천362원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10월 배추 10㎏ 도매가격은 1만 7,307원으로 지난해 8,468원 대비 무려 두 배 이상 상승했다. 그동안 배추값은 1만 원이 채 안됐다. 김장재료인 무 가격도 예년에 비해 상승했다. 무 20㎏ 도매가는 만 9,854원으로 지난해 만 4,843원보다 5,000원 이상 올랐다.

이처럼 올 배추값 폭등에 목동의 주부 김연아(가명)씨는 올 김장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매년 4인 가족 기준으로 20포기 담갔는데 올해는 배추값 급등에 집에서 직접 김치를 담그는 것보다 대량 생산되는 식품업체들의 국내산 포장김치가 더 저렴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지금껏 김장을 거르지 않았다던 인천의 주부 정윤순(63세)씨도 "올해는 김장을 할까 말까 고민 하고 있다."며 "주위의 친구들도 같은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배추 소비자들의  추세에 포장김치업체는 벌써부터 상품 주문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심의 G마켓에서 판매 중인 포장김치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60%에 가깝게 증가했다. 배추김치 37%, 열무김치 78%, 깍두기는 50% 늘었다.  동치미·나박김치 156%, 묵은지·볶음김치 119%, 파김치·부추김치 278%씩 증가했다.

이에 올 해로 4회째를 맞는 임실군은 내달 9일부터 17일까지 김장페스티벌을 열어 포장김치 주문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는 주문이 늘어 이틀간에 걸쳐 진행했던 전년도 행사와 달리  일주일 기간으로 확대했다. 물량도 작년 27톤에서 44톤으로 크게 확보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태풍 ‘링링’으로 인한 무밭과 배추밭의 침수 피해는 각각 311ha, 300ha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2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태풍 피해면적을 감안한 가을배추 재배면적 추정'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9∼10월 태풍으로 인한 가을배추 피해면적은 937㏊에 달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배추값이 크게 올라 주부들의 시름이 깊어졌다”며 “본격적인 김장 시기인 다음 달부터는 강원과 충청 일부 지역에서 고랭지 채소가 출하되어 가격이 주춤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가격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만약 수급이 불안해지면 겨울 월동배추 조기 출하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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