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대출 ‘미소금융’…시중금리보다 저렴 최고 500만 원 대출

“미소금융 대출이 없었으면 지금 이 자리에서 토스트를 굽지도 못 했을 겁니다. 갑자기 돈이 필요한 시기에 사업장도 없는 제게 미소금융은 하나의 기회였습니다.”

부산시 중구 남포동에 위치한 포장마차 골목 한 편에서 토스트를 굽고 있던 이지은(여·가명)씨가 말했다. 이 씨는 우리은행 미소금융재단의 무등록사업자 대출상품의 수혜자로 올 3월 총 500만 원을 대출받아 가게 문을 열었다.

사업장도 없고, 신용등급도 낮은 이 씨가 500만 원을 2%대의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미소금융’ 덕분이었다.

부산 중구 남포동에 위치한 토스트 포장마차 모습
부산 중구 남포동 포자마차 골목에 위치한 토스트 포장마차 모습

정부가 2009년 12월부터 도입해 운영중인 미소금융 정책은 제도권 금융회사의 이용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자활에 필요한 창업자금, 운영자금 등을 무담보, 무보증으로 지원하는 소액대출사업이다.

이 사업은 은행, 보험 등에서 출연한 휴면예금과 개인 및 기업의 기부금을 활용해 신용등급 7~10등급인 사람들에게 시중 금리보다 싸게 돈을 빌려준다.

특히 일반 제도권 금융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무등록사업자에게도 최고 500만 원까지 대출을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씨 역시 미소금융 무등록사업자 대출상품의 수혜자로 미소금융으로 자활에 성공한 케이스이다.

이 씨는 작년 봄, 개인적인 이유로 갑자기 직장을 그만둔 남편과 함께 새로운 창업 계획을 세웠다. 그녀는 각 지자체에서 다양하게 개설돼있는 창업 강의를 찾아다니며 본격적으로 창업 준비를 시작했다.

남편의 퇴직금과 모아놓은 돈으로 일단, 중고차 한 대를 구입해 2010년 5월부터 부산 중구 중앙동 컴퓨터 도매상가 일대에서 조그만 스넥카를 열었다.
 
이씨의 노하우로 만든 카레 토스트와 햄버거 토스트는 가장 인기있는 메뉴다.
이 씨의 노하우로 만든 카레 토스트와 햄버거 토스트는 가장 인기있는 메뉴다.

스넥카의 주메뉴는 커피와 토스트. 사무실이 밀집해있고 유동인구가 많아서 장사는 그런대로 잘 되는 편이었다. 또한 젊은 부부가 열심히 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지, 한 방송에 다큐멘터리에도 출연하게 되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 출연을 계기로 이 씨의 신분이 노출되면서 노점상이 불법이라는 이유를 들어 관할구청에서 단속에 나서는 바람에 이 씨는 장사를 접어야만 했다.

그 후 장소를 옮겨 감천 국제 수산물 시장 인근에서 장사를 다시 시작했지만 차량이 노후해 자꾸 말썽을 일으켰다. 차량 구입을 위해 다시금 시중 은행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사업장도 없고, 신용회복과정을 밟고 있던 이 씨에게 시중은행의 벽은 너무 높았고, 제2 금융권 역시 이 씨를 외면했다. 그렇게 이 씨가 마지막으로 문을 두드린 곳은 우리미소금융재단 부산지부이었다. 은행 문턱조차 넘기 어려웠던 이 씨에게 미소금융은 몇차례 상담만으로 돈을 빌려줬다.
 
미소금융 지점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다.(사진=LG미소금융재단)
미소금융 지점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다.(사진=LG미소금융재단)

이 씨의 대출상담을 맡았던 이상경 우리미소금융재단 부산지점 전문위원은 “미소금융 무등록사업자 대출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 대부분이 노점상을 시작하려고 하지만 이 씨처럼 노하우를 가진 사람은 드물다. 성공 가능성이 보여 적극적으로 대출상담을 도와줬다.”고 말했다.

이 씨는 대출받은 돈으로 새 차를 구입하려고 알아보던 중, 마침 한 지인이 장사를 그만두면서 그 자리는 넘겨받아 다시 토스트 장사에 뛰어들었다.

현재 이 씨가 장사를 시작한 부산 중구 남포동 일대는 유동인구가 많은 시내의 중심가에다 특히 일본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관광지로 노점 장사를 하기에는 가장 적합한 곳이다. 이 씨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토스트들과 간단한 음료들은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

이씨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다양한 메뉴들
이 씨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다양한 메뉴들과 간단한 음료를 팔고 있는 포장마차의 모습

이 씨는 “오랫동안 장사하면서 얻은 노하우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팔고 있는데 외국인들에게 호응이 좋았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포장마차 문화를 신기해하면서 토스트를 먹으로 올 때면 사진도 찍어가고, 몇몇 일본인은 한국을 찾을 때마다 들려준다.”며 활짝 웃었다.

“지금은 비록 길 위의 포장마차에서 장사를 하지만 돈을 열심히 벌어서 대출받은 돈을 다 갚은 뒤 제 이름을 건 가게를 차려보는 게 소원이에요.”

제도권 금융의 벽을 넘지 못한 이 씨에게 미소금융은 멋진 기회의 날개를 달아주었다. 의지만 있다면 주저하지 마시라. 미소금융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

※ 미소금융 대출받으려면?

- 대출자격 개인신용등급 7등급 이하로 저소득·저신용계층에 해당하면서 대출신청일 현재 한국신용정보주식회사, 한국신용평가정보주식회사, 코리아크레딧뷰로주식회사에서 평가한 개인신용등급 중 1개 이상의 회사에서 평가한 개인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에 해당하는 자

- 대출절차

미소금융 지점 방문 및 상담→ 컨설팅→ 현장조사 등 심사→ 대출→ 사후관리 (단, 무등록사업자금은 컨설팅 절차가 없음)

미소금융 지점은 자신의 주소지와 상관없이 전국 어느 지점에서나 상담, 대출신청이 가능하지만 사후 관리를 위해 가급적 자신의 거주지나 사업장과 가까운 지점이 유리
- 미소금융 중앙재단 홈페이지 : http://www.smilemicrobank.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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