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은 왜 광장으로 나왔나...SK 직원 90여명과 첫 ‘번개’

 

윤장섭 기자
윤장섭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행보가 어느 대기업 총수보다 적극적이다. 최태원 회장이 그룹사 회장실이 아닌 을지로3가역의 한 한식주점에 모습을 보인 것이 참 신선하다.

최 회장이 정장을 벗고 회장 냄새도 나지않는 자유 복장으로 직장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평범한 식당에 모습을 보인 것은 SK 계열사 직원들과의 즉석 저녁 모임인 ‘번개 행복토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날 최 회장은 뚜벅이로 SK텔레콤 사옥에서부터 이곳까지 단 한사람과 동행해 이곳으로 왔다.

최태원 회장이 평사원들과 예정없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그것도 회사가 아닌 누구나 이용하는 식당에서의 만남이어서 더 최 회장의 행보가 빛나 보인다. 이날 최 회장과의 행복 토크에 참여한 평사원은 광화문 일대 한식당 두 곳에 90여명 이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회에서 국내외 구성원을 직접 만나 소통하는 ‘행복토크’를 100회 이상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상명하복’으로 대변되는 SK 기업문화를 과감하게 바꾸어 변화무쌍한 경영적, 기술적 측면의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행복토크’의 모임이 종착역을 바라보면서 최 회장은 소통에 ‘노하우’를 자신의 색갈로 만들어 가고있다. 직원들을 만나는 방식도 격식 없는 다양한 방법과 다양한 주제로 수평적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대기업 총수가 그룹사 사장단과 임원들을 만나 경영의 셈법을 주고 받기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평사원들과 직접 눈길을 맞추고 격이없는 대화를 한 다는 것에 왠지 기분이 좋아지고 큰 선물을 받는 느낌이다.

필자는 최 회장의 광장 행보에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주제가 무엇이건 상관은 없다. 기업의 총수가 그것도 대한민국 경제의 큰 산을 이루고 있는 핵심 인사가 20~30대 후반의 직원들과 함께 셀카를 찍고 건배 제의를 하거나 ‘회장님 개인의 행복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이 오갔다는 사실 하나만 가지고도 감동이 온다.

특히 최 회장은 면바지와 자켓 차림으로 인생 고민을 털어놓는 상담자 역활을 갖는 등 밤늦게까지 국밥집에 남아 구성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격의 없는 행복 소통을 이어갔다.

지구촌은 국경없는 사회, 국경없는 시장경제가 된지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다. 기업은 분업에 의해 생산된 재화와 용역을 자유 가격 체제의 수요와 공급 관계에 의해 분배하는 사회구성체이자 시장경제(市場經濟)의 원리를 적용 받는다. 그러다 보닌 시장경제는 이윤 극대화를 넘어 직원과 소비자, 지역 커뮤니티를 포함한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데 적극 나설 수 밖에 없다.

특히 시장경쟁이 가장 왕성한 미국의 대기업들이 직원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만 보더라도 주요 국가 기업인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전 세계 자본주의 '메카'로 통하는 미국에서 불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가 한국 재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있다. 소통의 광장으로 가야한다는 것은 바로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 때문이다.

SK그룹은 영속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양립이 필수 조건이라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론에 따라 2015년부터 사회적 가치 경영을 추구해왔다. 특히 올해부터는 임직원에게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독려하고 성과를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SK는 그동안 사회적 가치를 잘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해왔고 지금까지와 다른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방안을 고민해 왔다. 그 결과 "올해부터 실행에 중심을 둘 것"같다.

정치와 경제는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양대 골격이다. 작금의 정치는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져 비난 일색이다. 그나마, 이 '하수상'한 시절에 나라를 지켜낼 그룹은 기업인들 뿐이다.

대기업 총수들이 젊어지고 있다. 덕분에 기업 문화도 함께 젊어지고 있다. 한강의 기적은 아직 살아있지만 거의 닳아 없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오늘의 대한민국 경제를 든든하게 이끌어가는 젊은 그룹 총수들에게서 다시한번 제2의 한강의 기적을 기대하고 싶다.

최태원 회장은 젊다. 그래서 최 회장의 뚜벅이 행보가 고맙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있어 든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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