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점, 약 150억원 출품

마르크 샤갈 Marc Chagall 1887 - 1985 Russian / FrenchViolinist and Maternity over the Roofs (사진=케이옥션 제공)
마르크 샤갈 Marc Chagall 1887 - 1985 Russian / FrenchViolinist and Maternity over the Roofs (사진=케이옥션 제공)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페르난도 보테로, 베르나르 뷔페, 마르크 샤갈 등의 작품을 비롯해, 사진으로만 전해지던 구본웅의 희귀한 작품 2점과 박수근, 천경자, 장욱진, 김창열 등의 작품이 11월 경매에 오른다. 

오는 2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개최되는 케이옥션의 11월 경매는 위의 작품을 포함한 208점, 약 147억원어치의 작품이 출품된다. 백남준의 작품 4점과 김환기의 작품 6점도 경매에 오른다. 특히 BTS의 RM이 사랑하는 작가의 작품과 퐁피두메츠, 디아비컨, 허시혼미술관 등에서 전시가 한창인 이우환의 작품도 7점이 선보인다.

먼저 국내 첫 경매에 오른 페르난도 보테로는 콜롬비아 출신으로 ‘남미의 피카소’라고 불리며 그림을 그리던 중 우연히 발견한 양감에 영감을 얻어 지금까지 특유의 유머 감각과 과장된 양감으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담고 있다.

특히 그는 1960년대 전세계 미술계가 추상표현주의 흐름 속에 있었음에도 꿋꿋이 본인의 양식을 지켰고, 1961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그의 작품을 구입하면서 보테로의 유명세는 날로 더해졌다. 독일 바덴-바덴의 국립미술관, 하노버, 뮌헨에서의 개인전이 성황을 이루며 구상주의 화가로 국제적 명성을 굳혔다.

1970년대부터는 청동 조각작업을 시도하여 회화와는 다른 양감과 밀도를 드러냈고, 2000년대부터는 미술사 전통 속에서 자신을 확인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서양 거장들의 작품을 연구하고 재해석하여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품을 표현했다.

이번 경매에 출품된 ‘After Goya’는 프란시스코 고야의 작품 중 하나인 ‘오수나 공작부인’을 변형한 작품이다. 오수나 공작부인은 당시 스페인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이자 고야의 후원자로 자선사업 및 마드리드의 문학 살롱을 주최하여 음악가, 시인, 화가, 배우 등 예술가들과 교류가 많았던 인물이다.

보테로는 고야의 원작을 자신만의 특징인 부풀려진 신체와 짧게 축소된 팔다리, 작고 몰개성한 이목구비 등으로 바꾸어 그렸다.감정이 배제된 무심한 표정과 단단하고 충만한 양감으로 표현된 오수나 부인의 초상은 거장의 작품을 자신만의 양식으로 재창조하는 보테로의 조형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해석되고 있다.국내 경매에서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보테로의 명화 오마주 작품으로 추정가는 9억원에서 18억원이다.

피카소의 대항마로 불리던 베르나르 뷔페의 작품도 2점이 출품되는데 그의 작품 중 ‘닭을 들고 있는 여인’이란 작품은 당시 피카소에게도 영감을 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은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 뉴욕의 모마, 파리의 퐁피두 센터 등 다수의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베르나르 뷔페 이번 경매 출품작은 ‘Still Life with Saint Pierre’로   추정가는 4억5000만원에서 7억원이다.

초현실주의 화가 마르크 샤갈의 작품 3점도 경매에 나오는데 샤갈은 .러시아 유태인 가정에 태어나 프랑스 파리에서 주로 활동했는데 피카소와 입체파의 영향을 받았다. 샤갈의 작품에는 성경 속 인물, 추억 속의 사람들, 서커스 하는 사람들, 자신이나 연인들이 종종 등장한다.

이번 출품작의<Violinist and Maternity over the Roofs (Violoniste et Maternité는  추정가는 4억에서 6억원이다. 샤갈의 후기작으로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와 그 모습을 캔버스에 담는 화가의 모습까지 표현한 'The Painter and the Christ'(추정가 1억8000만~3억원)도 출품됐다.

김환기 뉴욕에서 제작한 ‘19-V-69 #57’이 출품되었는데 이 작품은  김환기가 뉴욕에 정착한 후 보편적인 미감을 갖춘 작가로 인정받기 위해 점, 선, 면의 조형 형식을 면밀히 탐구하던 시기였다. 당시 김환기가 추구했던 조형요소들이 한 화면에 모두 사용되어 뉴욕시기의 작품전체를 가늠해볼 수 있는 특별한 작품이며, 작가의 주요 도록에도 수록된 작품이다. 추정가는 14억원에서 20억원이다.

또한 국내 작품으로는 소재가 알려지지 않아 사진으로만 전해지던 구본웅의 작품 두 점도 나왔다. '고행도'와 '만파' 1935년과 1937년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야수파나 표현파처럼 강렬한 붓터치와 원색을 사용한 구본웅의 유화작품과는 달리 한지에 먹을 사용해 불교적 내용을 그렸다.  

모두 석가모니의 일생을 8개 장면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팔상도' 가운데 여섯번째 인 '수하항마'를 그린 것으로 '고행도'(추정가 2500만~5000만원)는 보리수 아래에서 수행하는 석가가 마왕의 9가지 유혹을 물리치고 6년 고행 끝에 참 진리를 깨닫는 장면이 담겼고, '만파'(추정가 2500만~5000만원)는 1937년 구본웅이 제2회 '목시회' 전에 출품한 유화작품 '만파'와 동일하다.

이밖에 고미술에서는 추사 김정희의 말년 대표작 '김복규 정려비송'(추정가 5~10억원)을 비롯해 여성의 지위와 품격을 나타내던 장신구 노리개 중 궁중의 대례복에 갖추었던 '대삼작노리개' 등 다양한 작품이 공개된다.

경매 프리뷰는 11월 9일(토)에 시작해 경매가 치러지는 11월 20일(수)까지 열리며 프리뷰 기간 중 무휴다. 프리뷰는 무료로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관람이 가능하고, 경매 참여를 원하는 경우 케이옥션 회원(무료)로 가입한 후 서면이나 현장, 전화로 응찰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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