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금융위원회가 은행업 감독규정 일부를 개정해 서민들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에 적극 나설 모양새다. 

금융위는 11일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안심대출)’ 항목을 은행의 예대율 산정에서 제외하도록 감독 규정을 개정했고 이 사실을 13일에 알렸다. 안심대출은 실수요자인 서민들이 시중 은행으로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받았을 때 매우 저렴한 고정 이자(연 1.85%~2.2%)로 전환시켜주는 공공 대출 상품이다. 

방식은 이렇게 된다. 

먼저 ➀은행이 서민들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해주면 ➁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심사해서 안심 대출 대상자를 가려낸다. 대상자로 선정되면 ➂은행은 그 대출 상품을 주금공으로 넘긴다. 대신 ➃은행은 주금공으로부터 MBS(Mortgage Backed Security / 주택저당증권)를 받게 된다.

금융위는 지난 9월16일 20조원 규모의 안심대출 사업을 발표했는데 이에 따라 은행들이 주금공의 뒷배를 안고 20조원에 해당하는 서민 주택담보대출을 안심대출로 전환해줄 수 있는 것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2일 국무회의 종료 후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위치한 주택금융공사를 방문해 '안심대출' 심사대출 부담이 커진 직원들을 격려하고, 이어서 자산관리공사(캠코)를 방문해 기업구조조정 시장 투자지원 등 금융시장 안정망 역할을 차질없이 수행해 줄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했다.(사진=주택금융공사,자산관리공사 제공)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부산국제금융센터에 위치한 주택금융공사를 방문해 안심대출 심사 업무를 맡은 직원들을 격려했다. (사진=주택금융공사)

예대율은 예금 대비 대출 비율인데 100%를 넘으면 안 된다. 갖고 있는 예금에 비해 지나치게 대출 영업을 하지 말라는 것인데 이번에 금융위가 안심대출을 산정 체계에서 제외했으니 은행 입장에서 한결 부담을 덜 수 있다. 

사실 문재인 정부는 경기 불황에 비해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들썩이고 있다는 판단 아래 2020년 예대율 정책에서 가계 대출의 가중치를 15%포인트 높이고 기업 대출은 15%포인트 내릴 것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지나친 주택담보대출에 따른 투기 수요를 잡는 대신 기업 경기를 활성화시키려는 의도가 반영됐다.

그러나 실수요자에게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 역시 중요하기 때문에 안심대출에 필요한 은행의 ➂➃을 독려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만큼 안심대출의 자격 조건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안심대출이 최장 30년간 연 1.85%~2.2%의 정책 금리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반드시 실수요자여야만 한다. 

그래서 △2019년 7월23일 이전 1금융권과 2금융권(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에 관계없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자 △하나의 주택에 여러 대출이 껴 있어도 가능 △부부 합산 또는 미혼자 1인의 경우 연소득 8500만원 이하 △부부 합산 1주택자 △보유 주택은 시가 9억원 이하 △부부 모두 한국신용정보원 신용정보관리규약상 불리한 정보가 없어야 함 등이 충족돼야 한다. 

그럼에도 △혼인 기간 7년 이내의 신혼 부부 또는 만 19세 미만 자녀 두 명 이상인 경우에는 부부 합산 연소득 1억원 이하까지 신청할 수 있다.

한편, 주금공은 안심대출 신청자 심사가 끝나는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20조원 상당의 MBS를 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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