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가 내놓은 OTT ‘디즈니+’…첫날 가입자 천만 넘어
‘콘텐츠 왕국’ 디즈니 OTT 진출에 국내 미디어 시장 지각변동 예고
이통3사, 디즈니+와 정면대결 보다는 전략적 협력의지

(사진=디즈니+ 제공)
(사진=디즈니+ 제공)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콘텐츠 왕국’ 월트 디즈니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를 공식 출시했다. ‘디즈니’의 명성 답게 디즈니+는 출시 첫날 가입자 1,000만 명을 단숨에 돌파했다.

전 세계적 1억 5,000만의 회원을 둔 업계 1위 넷플릭스에 이르기 위해 넘어야 할 산들이 많지만 디즈니는 2024년까지 최소 6,000만, 최대 9,000만 명의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후년 쯤 디즈니+의 국내 상륙도 점쳐지는 가운데 벌써부터 넷플릭스와 웨이브 등 기존 OTT 업체들간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다. 

한편 넷플릭스가 국내 진출 시 LG유플러스와 협력했던 것 처럼 디즈니+도 이미 국내 이통3사와 상시적으로 만남을 갖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 플러스 화면 (사진=연합뉴스)
디즈니 플러스 화면 (사진=연합뉴스)

'월트디즈니가 내놓은 OTT ‘디즈니+’…첫날 가입자 천만 넘어

디즈니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출시 첫날 가입자 1,000만 명을 돌파했다.

미 경제매체 CNBC가 1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디즈니+의 서비스 개시 첫날인 12일(현지시간) 가입자 수는 1,000만 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디즈니 측은 선구매를 통한 가입자가 어느 정도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디즈니는 월정액 6.99달러(8,174원), 연 69.9달러(8만1,748원)의 파격적인 가격에 디즈니+를 출시했다. 넷플릭스의 HD 기본상품이 월 12.99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거의 반값이다.

디즈니+는 최대 4개의 기기에서 동시시청이 가능하며 최대 10개의 기기에서 무제한 다운로드, 7명의 서로 다른 프로필 설정이 가능하다.

또한 OTT 서비스인만큼 대다수의 기기에서 접속해 즐길 수 있다. 아마존 파이어TV 및 태블릿, 애플, 구글, 삼성 및 LG 스마트TV, 소니 TV 및 플레이스테이션4 등의 기기에서 디즈니플러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편 디즈니+가 출시 첫날 접속불량 등 곳곳에서 기술적 고장을 일으켰지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는 큰 차질을 빚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CNBC는 디즈니+가 7일간 무료 시험기간을 운영하고 있어 1,000만 가입자가 전부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지 보장할 수는 없다고 해석했다.

디즈니 측은 “2024년까지 최소 6,000만, 최대 9,000만 명의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스트리밍업계에서 라이벌 없이 독주 중인 넷플릭스는 미국 내 6,000만 명, 미국 이외 지역 9,000만 명 등 전 세계적으로 1억5,000만 명의 가입자를 거느리고 있다.

한편 디즈니+의 1,000만 가입자 돌파 소식에 이날 오전 증시에서 월트디즈니 주가는 7% 넘게 급등했한 반면 경쟁사인 넷플릭스 주가는 3% 하락한 채 거래됐다.

(로고=각 사 제공)
(로고=각 사 제공)

‘콘텐츠 왕국’ 디즈니 OTT 진출에 국내 미디어 시장 지각변동 예고

한편 마블, 스타워즈 등 유명 지적재산권 기반 콘텐츠가 강점안 디즈니+가 등장하자 국내 업계도 예의 주시 중이다. 국내 시장에는 약 2년 내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벌써부터 미디어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 외국 서비스와 웨이브 등 국내 업체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될 것으로 보이며 유료방송 업체와의 제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디즈니는 12일(현지시간) 미국과 캐나다, 네덜란드에서 디즈니+를 런칭했고 오는 19일 호주와 뉴질랜드, 내년 3월에는 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으로 서비스가 확대된다.

디즈니+의 가장 큰 강점은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을 필두로한 글로벌 콘텐츠에 있다. 어벤져스, 스타워즈, 겨울왕국, 심슨 등 글로벌 히트작들의 지적재산권을 전부 디즈니가 소유하고 있다.

디즈니+의 한국 출시일은 미정이나 디즈니는 출시 2년 이내 대부분 주요 시장에 진출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이에 국내 미디어 업계에서는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진출에 대해 예의 주시 중이다. 아직 시간은 남았지만 국내 시장에 진출할 시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디즈니 만화, 마블, 스타워즈는 국내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콘텐츠다. OTT 시장에서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것이 오리지널 콘텐츠인 만큼 국내 시장 진출 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넷플릭스가 200여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상황 속 콘텐츠 공룡 디즈니+까지 국내에 진출할 시 시장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는 넷플릭스 대비 콘텐츠 경쟁력에 있어 강점이 있다고 평가된다”며  “넷플릭스가 3년 만에 200여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상황에서 디즈니+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면 국내 OTT시장에 소용돌이가 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디즈니가 한국시장에 진출하며 IPTV 업체와 협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경쟁 OTT 업체인 넷플릭스의 경우 단독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지난해 LG유플러스와 협력해 IPTV 셋톱박스에 적용, 이용자 규모를 대폭 늘리는 데 성공했다.

(로고=각 사 제공)
(로고=각 사 제공)

이통3사, 디즈니+와 정면대결 보다는 전략적 협력의지

디즈니+의 국내 진출이 조심스럽게 내후년으로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디즈니의 단독 또는 협업을 통한 진출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3사가 미디어 역량 강화를 위해 디즈니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OTT 시장 판도 변화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통3사는 디즈니와 상시적으로 만남을 갖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통3사가 디즈니 플러스와의 정면 대결보다는 전략상 협력에 더 의지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넷플릭스가 현재 각광받고 있는 OTT 서비스이기는 하나 국내 진출 시점에는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10월 넷플릭스 국내 유료 이용자는 200만명을 돌파했는데, 여기까지 도달하는데 약 4년이나 소요됐다.

국내 콘텐츠 부족과 저렴한 유료방송 시장 등에 발목이 잡힌 넷플릭스는 독자 노선을 포기하고 케이블TV사업자인 딜라이브, CJ헬로와 손을 잡고 OTT 기기를 중심으로한 공동 협력을 이어간 바 있다.

특히 지난해 IPTV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를 플랫폼인플랫폼(PIP) 방식으로 도입하고,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급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디즈니와 국내 이통3사가 협력하게 되면 부족한 해외 콘텐츠를 공급받을 수 있는 기회로도  작용할 수 있다. 디즈니+는 폭스, 마블, 픽사, 루카스필름,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국내서 친숙한 미디어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 기업이다.

한편 월트디즈니는 초기 이용자 확대를 위해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내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10억달러(한화 약 1조2천억원)를 투자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투자비용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4년 구독자 8천20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디즈니 플러스 도입에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온 바 있다. 지상파3사와 SK텔레콤의 통합 OTT 서비스인 '웨이브'에 날개를 달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동남아 진출 전략을 펴고 있는 웨이브로서는 교차적용으로 인해 미국과 유럽 등에도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다.

이달 중 신규 OTT 서비스를 공개할 KT 역시 콘텐츠 공급 채널을 늘리는 것이 숙제다. 앞서 지난 10월 디스커버리와 손잡고 본격적인 콘텐츠 제작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추진 중인 JTBC와 CJ ENM과의 OTT 합작법인 설립 참여가 무산됨에 따라 이에 따른 대안으로 디즈니 플러스가 거론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다년간 독점 계약을 맺은 LG유플러스도 디즈니와의 협력은 물꼬를 열어 놓고 있다.

한편, 유료방송 시장 경쟁구도도 이통3사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공정위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에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림에 따라, 순항한다면 내년 이통3사 중심으로 재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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