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훈 농협은행장 ‘임기 2년’ 관행 넘어서서 3연임 될 가능성 있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농협금융그룹이 계열사 4곳의 수장을 결정하기 위해 후보군 물색 작업에 돌입했다.

그룹은 15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회의를 열고 △농협은행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농협캐피탈 등 4곳의 최고경영인(CEO) 선임 절차를 시작한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대훈 농협은행장, 홍재은 농협생명 사장, 이구찬 농협캐피탈 사장, 오병관 농협손해보험 사장. (사진=농협금융그룹)

임추위는 사외이사 3명(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이기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비상임이사 1명(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 사내이사 1명(최창수 그룹 부사장) 등 5명으로 구성돼 있고 향후 수 차례 회의를 더 갖고 크리스마스 안에 차기 후보군을 정식 발표할 계획이다. 

당연 농협은행장의 자리가 최대 관심사다. 농협은행이 농협중앙회에서 법인 분리된 2012년 3월2일부터 7년간 은행장을 맡은 3명(신충식·김주하·이경섭) 중 임기 2년을 넘긴 경우는 없다. 현 이대훈 은행장은 2017년 12월 취임했고 임추위의 한 차례 연임 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은 바 있다. 무엇보다 올해 3분기 순이익 1조1922억원을 달성하는 등 역대 최고 성과를 냈기 때문에 마의 2년을 넘기는 3연임 최초 은행장이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장 강점과 약점이 공존하고 있다. 

먼저 카카오뱅크와 토스 등 기존의 제1금융권을 위협하고 있는 핀테크 시장의 급성장 속에서도 이 은행장은 디지털화에 성과를 냈다. 이 은행장은 서울 양재동 소재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 집무실을 별도 마련할 정도로 디지털화에 의지를 보였다. 그 결과 모바일 앱 NH스마트뱅킹과 올원뱅크 가입자 2000여만명을 이뤄냈다. 그런 과감한 결단에 따라 현재 그릅 내에서 농협은행의 위상은 절대적이고 자산 비중만 85%에 육박한다. 

그럼에도 농협은 2년 안에 대표이사 지위를 순환시켜왔던 그룹 문화가 존재하고 현재 차기 은행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그룹 부사장급 인물만 최창수 부사장과 이창호 수석부행장 등 100명 가량 된다. 농협중앙회는 그룹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데 2020년 1월 중앙회장 선거가 예정돼 있다. 누가 중앙회장 판도에서 유력해지느냐에 따라 임추위에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 외 수장들은 대부분 연임할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1월 취임한 홍재은 농협생명 사장은 적자에 들어간 회사를 흑자로 돌려놨던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다. 특히 홍 사장은 당초 투자와 자금운용 경력이 풍부하지만 보험과는 연이 없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현재는 이를 불식시켰다.

오병관 농협손해보험 사장은 작년 말 취임해 한 차례 연임했다. 오 사장은 온오프 여행자보험, 다이렉트보험 e-쿠폰서비스 등 새로운 상품을 개척하고 보장성 보험을 강화해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그럼에도 올 3분기 순이익이 40억원에 불과해 임추위의 평가를 받아봐야 한다.

이구찬 농협캐피탈 사장은 취임 1년차라 연임 가능성이 좀 더 높지만 올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402억원에 그쳐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 사장은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을 목표로 역량을 집중했고 2017년 농협·축협과 함께 출시한 ‘특화상품’의 시너지 증대에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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