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보험사기와 경미사고 진료비 관련 대책에 고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손해보험사 경영의 핵심 포인트다. (그래픽=연합뉴스 제공)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계속 올라가다가 피크를 찍고 이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손해보험업계가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증권가는 손보사들이 12월 들어 조금씩 반등해 내년부터 실적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리포트를 내고 있다. 보험사가 벌어들이는 보험료 대비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손해율인데 최근까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연일 최고치였다. 

보험업계에서는 통상 80% 이내를 양호한 손해율로 보는데 근래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90%~95% 사이였다. 보험료로 100만원을 벌었다면 자동차 보험금으로 95만원이나 지출해왔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들어 국내 손보사 9곳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95%였다. 심지어 MG손해보험 144%, 롯데손해보험 123%, 더케이손해보험 112%, 한화손해보험 102% 등 밑지는 장사를 해온 손보사들도 있었다.

올해 손보사의 전체 손해율을 가중시킨 요인은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 △육체노동 가동 연한(일할 수 있는 연령) 65세로 5년 높인 대법원 판결 △한방 추나요법 건강보험 급여 전환에 따른 추나 수가 상향 △잦은 태풍 피해에 따른 보험금 증가 등이 있다. 

하지만 핵심 원인은 전국민의 교통수단 자동차로 인한 보험금 지급량이 줄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제일 큰 것은 ①자동차 보험사기 ②경미사고 진료비 등 2가지로 정리된다.  

올해 자동차 보험료는 두 차례나 인상됐다. 하지만 손해율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대다수 소비자들의 눈총도 따갑다. 결국 손보업계의 고질병인 2가지를 구조적으로 풀어야 한다. 

먼저 ①을 보자.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올해 상반기 보험사기로 인한 누수 보험금 액수는 4134억원에 이르고 있다. 손보사들이 고객을 잡기 위해 다양하고 독특한 보장 내용을 담은 상품을 많이 개발할수록 보험사기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②의 경우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통계를 보면 2017년 경미한 부상을 당한 환자의 병원 치료비는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최근 10년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나 중상자는 줄고 있다. 하지만 3주 미만의 경상자는 전체 환자의 95%를 차지할 만큼 매우 큰 규모다. 또 그렇게 살짝 다친 환자들은 손보사 입장에서 보험금을 더 많이 지급해야 할 한의원의 추나요법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서양 의학의 2.7배다. 경미한 충격을 입었다면 정형외과나 신경외과를 가기 보다는 한의원을 더 많이 찾는 것이다.

그래서 손보업계와 단체 그리고 당국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테면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가 EDR(Event Data Recorder/사고기록장치) 등 장비를 활용해 보험사기를 잡는 방법이나 예방 체계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 Ⓑ손해보험협회는 보험사기 조사팀을 더 확대하고 경찰 출신 인력을 배치 Ⓒ손보업계가 직접 금융당국에 경미한 교통사고 환자의 보험금을 진단서의 진단 기간 내에서만 보상(현재는 기간 상관없이 보상)하도록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안 제안 등의 움직임이다. 

이러한 손보업계의 노력이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줄이는 데 효과를 발휘하고 있고 증권가도 그걸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에 상장된 손보사들(현대해상 8.91%/삼성화재 3.7%/DB손해보험 3.56%/흥국화재우 3.12%/흥국화재2우B 2.87%/한화손해보험 2.5%/삼성화재우 2.48%/흥국화재 1.44%/메리츠화재 1.35%)의 추세를 보면 11월 들어 평균 3.32%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②에 대한 대응책으로 제시된 Ⓒ는 보험 고객들의 불이익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어느정도 공론화를 통한 절충 지점이 필요해 보인다. 손보사와 고객의 공공의 적인 ①을 근절하는 데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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