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기세 못 잡고 역전당해
1회 이후 타선 안 터져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권 얻어내
이정후와 강백호 이번 대회 맹활약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한국 야구가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지만 끝내 일본의 벽을 넘지 못 하고 제2회 <프리미어12>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하 한국)은 17일 22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결승전의 왕좌를 차지 못 했다. 일본에 3대 5로 패했다. 

예선 →슈퍼라운드 →결승전으로 이어지는 프리미어12의 게임 룰에 따라 한국은 전날(16일)에도 일본과 맞붙었지만 거기서도 8대 10으로 졌다. 이로써 일본은 우승 상금 150만 달러(17억5050만원)를 받게 됐고, 한국은 준우승 상금 75만 달러(8억7525만원)를 받게 됐다. 이에 더해 WBSC가 이번부터 신설한 승리 수당으로 9만 달러(1억503만원)+KBO(한국야구위원회)가 올림픽 출전권 확보 포상금으로 줄 1억원까지 토탈 10억8028만원을 수령하게 된다. 

시상대에 올라 준우승 메달을 걸고 기념 사진을 찍는 선수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7월 일본의 무역 제재로 촉발된 한일 갈등 국면에서 열린 한일전이라 선수들이 더 이를 악물고 뛰었지만 야구 선진국 일본의 실력은 만만치 않았다. 특히 2015년 열린 초대 프리미어12 디펜딩 챔피언인 한국이 2연패에 실패해 더더욱 아쉬웠다.

대신 한국은 호주와 대만보다 좋은 성적을 거둬 병역 혜택이 걸려 있는 2020년 도쿄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이날 결승전의 시작은 산뜻했다. 

한국은 1회초 김하성과 김현수의 투런, 솔로 홈런으로 기세를 잡았다.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다승 1위인 선발 투수 야마구치는 두 방의 홈런으로 강판됐다. 하지만 이게 끝이었다. 한국 타선은 이후 꾸준히 주자를 내보냈지만 한 점도 내지 못 했다. 

일본은 야마구치가 무너졌지만 이후 등판한 중간 계투진(다카하시 레이·다구치 가즈토·나카가와 고타·가이노 히로시·야마모토 요시노부·야마사키 야스아키)의 맹활약으로 한국 타선을 꽁꽁 묶었다.

한국의 에이스 양현종은 선발 투수로 나섰지만 1회말 스즈키 세이야에게 2루타를 맞고 1점을 내준 이후 2회말 투아웃 상황에서 야마다 데스토에게 왼쪽 담장을 넘긴 3점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데스토의 홈런으로 경기 판세는 3대 4로 뒤집혔고 이게 결승점이 됐다. 김경문 감독은 4회말 이후 이영하와 조상우를 등판시켰지만 7회말 아사무라 히데토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추가 1실점을 내줬다.

한국은 기적의 8회를 넘어 9회에도 반전을 노렸지만 일본의 투수진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김경문 감독은 일본에게 두 번 연속 패배한 것이 모두 자신 탓이라며 선수들을 감쌌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럼에도 2019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은 신예 이정후(22)와 강백호(21)가 국제 대회에서도 통한다는 성과를 얻어갔다. 강백호는 16일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했고, 이정후는 이번 대회 내내 출전했고 7경기 타율 4할3푼5리로 맹활약했다.

대표팀 주장 김현수는 결승전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대회에서) 그들은 천재가 천재임을 입증한 것”이라며 “누가 봐도 천재다. 야구선수 아닌 사람들이 봐도 천재이지 않나. 천재 맞다. 슈퍼 타자들이 슈퍼 타자임을 증명했다. 타격은 둘 다 천재지만 수비에서 백호는 모르겠다. 정후는 수비도 천재다. 백호는 전문 외야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연습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경문 감독은 결승전 패배 직후 기자회견 자리에서 “패배는 내 잘못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며 “끝날 때까지 터지지 않았다. 그래서 야구가 어렵다는 걸 느낀다. 안 좋은 점이 있었지만 젊은 야수와 투수들이 모두 성장했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한 달 동안 수고했다. 진 것은 잊어버리고 내년 8월에 올림픽이 있기 때문에 그때 더 잘 준비해서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내년 올림픽에서 싸울 수 있는 새로운 대표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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