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들은 수익 늘어
수수료 수익 감소에 대비해 사업 다각화
중소사들은 수수료 줄어 타격 커

카드업계는 갈수록 수수료 수익이 줄어듬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가맹점 수수료 인하 흐름으로 카드업계의 부진이 예상됐는데 3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20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종합한 결과 주요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비씨·롯데·우리·하나)의 3분기 순이익은 1조39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했다. 상위권 카드사들은 웃었지만 중하위권 카드사들은 조금 울상이다. 

업계 상위권 카드사들은 △불필요한 마케팅 축소 △점포 축소 △가성비 위주 사업 재편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의 이자 수익 △할부 금융과 리스(장기 임대) 등의 요인들이 작용했다. 이를테면 삼성카드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의 할인점 제휴 서비스를 늘려 개인 신용판매와 회원수 실적도 좋아졌다. 또한 대형사들은 카드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만큼 자동차 리스 등의 사업 전환으로 메꾸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 삼성카드는 작년 동기 대비 2.8%(2827억원), 신한카드는 3.94%(4111억원), KB국민카드는 2.24%(2510억원), 현대카드는 18.78%(1518억원) 순이익이 늘었다. 

그러나 중하위권 카드사들은 카드 수수료 수익 외의 다른 사업 전환에 필요한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 카드업 자체가 상품과 서비스를 직접 창출하기 보다는 대금 지급에 따른 수수료로 먹고사는 것이라 소상공인의 민원이 늘면 정책 조치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갈수록 이런 흐름은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중소사들은 카드업 외의 사업 영역에 쉽사리 투자해서 도전하기가 망설여진다. 자금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카드는 작년 동기 대비 37.83%(498억원), 롯데카드는 매각당한 이슈 등이 더해져 39.29%(425억원) 순이익이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제로페이(서울시가 시행하는 수수료 제로의 결제 시스템) 등 카드 수수료 인하 흐름이 지속될수록 카드업계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결국 ①카드를 통하지 않고 결제 사업을 하는 여타 IT 신기업들과의 역차별 해소 ②자기자본 대비 자금을 충분히 융통해올 수 있는 범위를 늘려 사업 영역을 개발할 수 있게 레버리지 규제를 완화해주는 것 등이 중요하다. 

하지만 ①② 모두 가까운 시일 내에 실현되기 쉽지 않아 보이고 그만큼 중소사들의 타개책 마련이 깜깜한 상황이다. 중소사들이 어떻게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발하고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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