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카운트 인포 은행 가리지 않는 통합
은행별 서비스 경쟁
노인들 소외

하나의 앱만으로 모든 은행 계좌에서 출금과 이체를 가능하게 하는 오픈 뱅킹 시범 서비스. (사진=연합뉴스 제공)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는 통합과 융합의 시대다. 은행권 화두가 되고 있는 ‘어카운트 인포(Account Info/계좌통합관리서비스)’를 보면 알 수 있다.

금융결제원(금결)이 2016년 처음 도입한 어카운트 인포(인포)는 모든 금융사의 계좌들을 일괄 조회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예를 들면 A은행 카드로 A은행 ATM이나 앱으로 A은행의 계좌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인포를 통해 A은행은 물론 B은행, C은행 등등 다 확인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 ‘토스(Toss)’나 ‘카카오페이’ 등 은행 불문 자유롭게 이체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서비스가 출시된 바 있고 상용화 된지 오래다. 어쨌든 금결은 고객들이 인포 덕분에 숨은 자산을 찾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실제 현재까지 고객들이 954만건의 계좌를 해지했고 1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찾았다고 한다. 

더 나아가 금결은 10월30일부터 18개 시중 은행을 대상으로 계좌조회서비스 이용시간을 24시간 내내 할 수 있도록 확대했다. 다만 하루 일자 변경 작업으로 인한 23시반부터 0시반까지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또한 금결은 추후 △상호금융 △우체국 △증권사 등으로까지 통합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이밖에도 △브라우저 인증서비스 △클라우드 보관서비스 등 기존 공인인증서로 대표되는 은행의 인터넷 서비스가 복잡한 애로사항을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이번 금결의 조치로 인해 기존과는 많이 간편해지긴 했다. G은행 앱을 깔고 거기에 H은행 계좌를 등록하려면 해당 계좌 번호를 입력하고 인증을 해야 했는데 이제는 금결의 인포와 연동하면 보유 계좌를 자동 조회한 후 선택하고 등록할 수 있다. 이제는 특정 은행 앱 하나만 깔아놓으면 다른 은행 앱들을 여러 개 설치해놓을 필요가 없다. 

은행들도 인포의 확대 흐름에 적극 대응하는 모양새다. 인포로 인해 열린 시장을 ‘오픈 뱅킹’이라 명명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먼저 신한은행, 국민은행, 농협은행은 타행 계좌의 잔액을 한 번에 모아올 수 있도록 ‘집금’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다. D은행 앱에서 E은행 계좌를 확인하고 거기서 F은행으로 이체시킬 수 있는 ‘즉시 이체’ 서비스는 신한, 국민, 농협, 기업은행이 도입했다. 수수료도 면제된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금융 사고를 걱정하고 있기 때문에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리하면 현재 오픈 뱅킹은 △출금 △입금 △잔액조회 △거래내역 조회 △계좌실명 조회 △송금인 정보 등 아주 기본적인 것을 시작으로 점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문제는 중장년 이상과 노인층이다. 

청년층은 너무 편하고 좋기만 하다. 하지만 스마트폰 앱을 깔고 거기서 오픈 뱅킹을 활용할 노인들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대면 거래를 통한 오픈 뱅킹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는 하는데 실제 I은행 점포에 가서 J은행 계좌를 등록하고 이체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