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이별하는 날, 반드시 온다는 것을 기억해야
반려동물 보내는 일은 비용이나 격식보다 보호자의 마음이 더욱 중요해

 

최시영 (한국반려동물협회 대표)
최시영 (한국반려동물협회 대표)

반려동물은 개나 고양이는 물론 토끼, 기니피그, 페릿, 파충류, 어류 등 종류를 불문하고 소유자가 좋아해서 가까이 두고 기르는 동물을 말하는데, 예전부터 인간과 친숙했던 개나 고양이 등의 애완동물들을 1983년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관한 국제심포지움’에서 “애완동물” 대신 “반려동물(companion animal)”로 사용하기로 제안되어 현재 선진국을 비롯한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용어의 변천에서 우리는 동물들에 대한 인식이 “또 하나의 가족”으로 변했음을 느낄 수 있고 “반려”라는 단어에는 대상에 대한 의인화, 또는 한 가족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며,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동물들을 가족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동물등록제가 시행되고 있기는 하나 참여도가 높지 않고 또한 그 대상도 “3개월령 이상의 개”에 한정되어 있어 반려동물의 수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내기에는 어려움이 많지만 여러 통계자료를 보았을 때 우리나라는 사람들과 “반려”하는 개나 고양이 등의 숫자가 이미 천만 마리를 넘었다고 추산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들에 대한 관심은 2000년대에 들어와서 급증하였다. 즉, 2000년부터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지금도 그 숫자는 꾸준히 늘고 있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약 전체 가구 수의 약 30%에 이르는 실정이다.

이렇게 증가하는 반려동물에 대한 흥미위주의 보기 좋은 정보나 반려동물과의 생활 등은 많은 매스컴에서 볼 수 있으나 정작 반드시 맞게 되는 반려동물과의 이별에 대한 이야기는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사랑하는 우리의 반려동물과 이별하는 날이 반드시 온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독자들은 2012년에 부산에서 20대 여성분이 키우던 반려견이 죽자 자살한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매우 안타까운 사건으로, 필자는 “준비 없는 이별에 대한 슬픔과 충격”이 원인 이었을 것이라 생각 한다.

매우 드문 일이긴 하였지만 이러한 현상은 개인은 물론 이 사회에도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더욱이 2000년대부터 급증한 반려동물들의 수명을 평균 13~15년 정도로 본다면 수명을 다하는 반려동물의 숫자가 늘어갈 수밖에 없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건전하고 건설적인 반려동물과의 공존을 위해서는 여러 구조적인 문제와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의 개선도 필요하지만 반려동물과의 이별에 대한 마음의 준비와 이별을 대하는 태도가 급선무라고 생각된다. 그래야만 그 슬픔과 충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반려동물이 우리의 가족이 되는 순간 이별을 생각해야만 한다. 누구나가 아프고 슬픈 상상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순간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이러한 이별준비를 통해 반려동물을 더 잘 이해하고, 더욱 사랑할 수 있으며 주어진 시간을 소중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의 준비를 위한 첫 번째는 반려동물의 나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이다. 그들의 일 년이 사람의 일 년과 다름을 우리는 인지해야 한다. 이를 통해 반려동물의 행동을 이해하고 적절한 영양공급, 건강검진 등 노화로 인한 여러 증상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이별의 시기를 늦출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개나 고양이의 경우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7~8세부터 노화가 시작된다고 한다.

앓고 있는 병이 있다면 더욱 더 그러하겠지만, 건강한 반려동물들이라 할지라도 노령기에 들어서기 시작하면 이별에 대한 생각과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 번째는 죽음에 대한 생각의 변화이다. 독자들이나 필자도 역시 경험해 보지 못한 “죽음”에 대해 두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죽음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며 희망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노력해보자는 것이다. 또한 “내가 떠난 아이를 그리워해서”, “내가 먼저 떠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보자.

우리가 먼저 가서 우리를 그리워하는 아이들을 보는 것보다 내가 아이를 그리워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반려동물과의 이별이 임박했을 때의 구체적인 준비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현행 법령에 따르면 반려동물의 사체는 임의로 소각하거나 매립이 금지되어 있으며, 종량제봉투에 담아 쓰레기로 버리는 방법과 동물장묘업체를 이용하여 화장하는 방법이 있다.

동물병원에 Kg당 일정비용을 내고 사체처리를 맡기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동물병원에 맡겨서 처리를 하는 방법은 의료폐기물과 함께 소각하는 방법으로 반려인의 한 사람으로 선택하고 싶은 방법은 아니다. 물론 쓰레기로도 버릴 수 없음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 아이들을 폐기물로 처리할 수 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동물장례식장에서 화장하는 것인데, 2019년 4월 말 기준으로 전국의 반려동물장례식장 현황을 참고하여 가까운 곳에 있는 반려동물장례식장을 알아두고 또 미리 전화로 상담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일 반려동물이 숨을 거두었을 경우 당황하지 말고 가까운 반려동물장례식장에 전화를 하여 화장가능시간을 확인하고 화장 예약을 한다. 예약을 하고 방문하지 않으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이동이 가능하다면 반려동물을 상자나 이동가방에 넣는데 이때 배변패드나 수건을 깔고 그 위에 반려동물을 놓아야 한다.차가 없거나 직접 이동이 어렵다면 반려동물장례업체에 픽업(운구)요청을 하면 된다. 또한 반려동물전용택시를 이용해도 된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운전을 도와줄 사람이 없다면 픽업서비스나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슬픔 감정에서 운전하다가 자칫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장례식장에 도착하면 먼저 장례절차나 장례용품에 대한 상담을 하게 된다. 예전에는 화장만 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반려동물용 수의, 관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화장 후에는 반려동물납골당에 안치하는 경우와 자연장(수목장, 산골 등)을 하는 경우, 반려동물의 유골을 집으로 가져가는 경우 등 반려동물 보호자가 원하는 방법으로 처리할 수 있다.

반려동물을 보내는 일은 많은 비용, 또는 형식과 격식보다는 보호자의 마음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음과 정성을 다해 보내준다면 그 반려동물도 반드시 그 마음을 느낄 것이다. 그래야만 보호자도 하루 빨리 슬픔을 치유하고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밤늦게 또는 새벽에 숨을 거둔 경우, 반려동물의 사체는 베란다 등 서늘한 곳에 두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장례식장은 24시간 전화상담이 가능한 곳이 많으므로 전화로 조치방법을 문의 하여도 된다.

필자는 많은 반려동물장례를 진행하며 슬퍼하는 보호자들에게 이런 위로의 말을 전하곤 한다.

“아이도 보호자님을 만나서 그 동안 많이 행복했을 것이라고.., 보호자님이 이렇게 슬퍼하는 것을 아이도 원치 않을 거라고.., 힘내시고 아이와의 행복했던 추억을 오랫동안 간직하시라는..

반려동물과의 어쩔 수 없는 필연적인 이별을 준비하며, 반려동물과의 인연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현재에 더욱 감사하는 시간들이 되기를 바란다.

최시영 (한국반려동물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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