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전 울산시장 첩보에 관여
울산까지 내려가 수사 챙겨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휘하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 A씨가 1일 오후 숨진채 발견된 서울 서초구 한 사무실.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에 연루됐다고 알려진 A 수사관은 이날 오후 6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에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휘하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 A씨가 1일 오후 숨진채 발견된 서울 서초구의 사무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떨어트리기 위해 비위 첩보를 경찰에 넘기고 수사 상황까지 모니터링 한 것으로 의심을 받던 전직 청와대 민정수석실 직원 출신 검찰 수사관 A씨가 숨진채 발견됐다.

1일 18시반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민주연구원 부원장)과 함께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A씨가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사망한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고 A씨가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와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심리적 고통을 묘사한 메모를 남겼다고 밝혔다.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파견된 A씨는 특별감찰반원으로 근무한 바 있고 민정수석실이 경찰에 소스를 넘겨준 김 전 시장 비위 의혹과 관련 실제 수사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모니터링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작년 6월 지방선거 정국 때 A씨를 비롯 민정수석실 직원들이 울산으로 내려가 울산지방경찰청의 수사를 압박했다는 것이다.

이는 부산시장과 경남지사 등 PK(부산경남) 지역 광역단체장 선거는 승리가 점쳐지는 것에 비해 울산시장 선거는 김 전 시장의 세가 만만치 않아 불안해했던 청와대가 정치 개입을 했다는 가설로 번져 논란이 증폭됐다.

A씨는 올해 2월 검찰로 복귀해 서울 동부지방검찰청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이미 울산지검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A씨는 숨진 채 발견된 이날 18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에 출석할 예정이었던 만큼 심리적 중압감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서울중앙지검은 입장문을 내고 “이런 일이 발생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유가족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 고인은 최근까지도 소속 검찰청에서 헌신적으로 근무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고인의 사망 경위에 대해 한 점의 의문이 없도록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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