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 삼수생들에게만 수능 점수 확인 가능"
"해킹은 아냐…형평성·위법성 논란 커질 듯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발표를 이틀 앞두고 일부 수험생이 자신의 성적을 미리 확인하는 일이 일어났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발표를 이틀 앞두고 일부 수험생이 자신의 성적을 미리 확인하는 일이 일어났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발표를 이틀 앞두고 일부 수험생이 자신의 성적을 미리 확인하는 일이 일어나 수험생 성적을 관리하는 평가원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부 수험생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서 성적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1일) 밤 11시, 한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에 '수능 성적표를 미리 발급받았다'고 인증하는 게시글과 함께 수능 점수, 등급이 표기된 사진이 게시됐다.

깜짝 놀란 일부 네티즌들이 '성적표를 어떻게 확인했느냐'고 물었고 게시글을 올린 수험생은 "웹 브라우저의 개발자 도구 기능을 이용해 클릭 몇 번 만에" 성적표 출력이 가능하다는 설명의 글을 올렸다.

최초 게시글의 수험생은 간단한 프로그램으로 숫자만 바꾸면 성적표 발급 신청과 출력이 가능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기존 성적 이력의 연도, 2019년을 2020년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가능했다는 것,

이 방법은 재수생, 삼수생 등 'N수생'만 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평가원 수능 성적증명서 홈페이지는 열리지 않는다.

최초 게시글이 올라온지 1∼2시간 만에 주요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수능 성적을 확인했다고 인증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공개된 '수능 성적표'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의 직인이 찍혀 있었다.

해당 게시물들이 인터넷에 급속도로 퍼지자 처음 글을 올린 게시자는 겁이나 게시물을 지웠다.

현재 평가원은 수능 성적이 사전에 공개된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교육부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송근현 교육부 대입정책과장은 오전에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가원의 보고"라며 "수능성적 통지일에 앞서 현재 사전 모의 테스트 기간인데 실제 성적 확인 사이트에 연결됐다"고 말했다.

또 "이 탓에 어젯밤 늦게 재수생에 한해 수험생 본인의 수능 점수가 먼저 확인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킹은 아니라고 보고받았다"고 했다. 다만 성적표를 확인한 수험생의 "로그온 기록이 남아있어 수능성적을 미리 확인한 것이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들면 법리검토에 들어갈 것" 이라고 말했다.

형평성 주장도 나왔다. 일부 수험생은 수능성적을 미리 알면 수시 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했는지 미리 알게 되기 때문에 형평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평가원에 대한 책임 소재도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평가원은 국가 최대 규모 시험인 수능에 대한 보안을 허술하게 관리한 데 대한 책임을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부 화가난 수험생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수능 성적을 부정 확인한 인원을 전원 0점 처리하라"며 "불법적으로 획득한 정보를 이용하는 수험생들에게 법을 준수하는 일반 수험생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하는 항의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자료화면=온라인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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