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통과 다르지만
고립주의 약속 지킬 수 있어
북한과 미국의 충돌 가능성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오바마 정부에서 유럽 정책 자문역을 맡은 찰스 쿱찬 조지타운대 교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고립주의자”라고 규정했다.

쿱찬 교수는 4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국립외교원 대강당에서 개최된 국제문제회의 <전환기 동북아 질서 새로운 평화체제의 모색>에 강연자로 참석해 “해외에 파견된 미군 병력을 다시 본국으로 들여오는 트럼프의 공약은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지만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복귀시키면서 이제 시작될 것”이라며 “트럼프는 고립주의자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는 외국과 협상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협상을 파기시켜왔던 모습을 보여왔다”고 강조했다.

쿱찬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고립주의자라고 규정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쿱찬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고립주의자라고 규정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권과 상관없이 전세계 경찰 국가를 담당해온 미국이라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파병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있지는 못 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고립주의 성향이라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것이다.

쿱찬 교수는 “이민 문제와 보호 무역주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을 지켜왔다”면서 강력한 반대 여론을 뚫고 밀어 붙이듯이 고립주의 노선을 고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도 “무력 사용 가능성은 높지 않다. 트럼프는 외국 문제에 과도한 개입을 안 하려고 한다. 그래서 (제임스 메티스 전 국방부 장관 등) 국방부가 트럼프에 이의 제기를 하고 행정부 내에서 불협화음이 있기도 했다”고 말했다.

함께 강연자로 나선 옌쉐통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장도 “트럼프는 유일하게 전쟁을 시작하지 않은 미국 대통령이다. 냉전 종식 이후 최초”라며 “전쟁에 대해 전혀 다른 사고를 갖고 있고 전쟁을 통해서 미국 패권을 유지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동에서 빠져나가려고 하고 다른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동조했다.

특히 옌쉐통 원장은 “한반도에서도 철수할지는 중동과는 전혀 달라서 추측하기 어렵지만 트럼프는 전쟁하는 것을 매우 주저하는 스타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쿱찬 교수는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자제하라고 촉구해야 한다”며 “미국과 북한이 결국 합의하지 못 하면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체적으로 쿱찬 교수는 상호 긴장 고조로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거나 다시 핵 실험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북한의 도발과 위협이 지속된다면 미국은 군사 옵션을 선택할수 있다. 만약 ICBM이 발사되면 미국이 군사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계했다.

물론 공멸의 길인 핵 발사는 현실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쿱찬 교수는 “미국은 어떤 형태로든 북한의 공격에 미사일 및 발사대 요격을 하거나 재래식 무기를 사용해서 반격에 나설 것”이라며 “핵무기를 사용하면 그 결과를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관련해서 옌쉐통 원장은 “북한의 핵 실험은 2030년 안에 중단될 것이다. 그때부터는 경제 발전에 집중할 것”이라며 “선진화된 첨단 무기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이 자국 보호를 위해 억지력을 키우는 차원으로 핵을 개발했지만 2030년 즈음 그 완성 시점이 되면 목표를 달성할 것이고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쿱찬 교수는 “앞으로 트럼프 정부가 좀 더 자신의 색깔을 낼 것”이라며 “그 함의는 미국이 패권 경쟁에서 손을 뗀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쿱찬 교수는 2020년 12월 미국 대선에서 오카시오 코르테즈 등 민주당 내에서 부상하는 급진주의 세력이 집권하지는 못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쿱찬 교수는 “미국 민주당의 강경 극좌 성향은 안 될 것”이라며 “미국은 상당히 보수적인 국가다. 워싱턴이나 샌프란시스코에서 40마일만 벗어나면 나오는 농어촌 지역에 가면 의료 보험에 반발한다. 오바마 케어에 대해 농어촌 지역 반발하고 있다. 도시와 농촌이 다르다”고 밝혔다.

아울러 “점점 유권자들이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으로 기울게 되고 중도 성향 유권자들이 사라져가고 있다”며 “중도 성향 유권자를 누가 잡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