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신뢰 회복 중요
DLF 대채 고심
신인 의무 강조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단기 이익에만 집착하는 금융사들의 관행을 꼬집었다.

윤 원장은 5일 15시20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금융투자회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단기 이익에 집착한 영업 관행으로 인한 투자자 신뢰 상실은 결국 금융회사의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감원은 투자자 보호 공백 최소화를 위해 금융투자 상품의 설계, 제조, 판매, 사후관리 등 라이프 사이클별 영업행위 감독을 추진할 것”이라며 “자산운용사와 신탁사는 신인 의무(Fiduciary Duty) 안착을 위한 제도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인 의무는 자산운용사가 돈을 맡긴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태도를 말한다. 해외금리 연계형 DLF(derivative linked fund/파생결합펀드) 사태 이후 원금이 보장되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제1금융권 은행들(우리·하나)이 고객 신뢰를 많이 잃었고 그래서 윤 원장이 신인 의무를 강조한 것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금융사들이 단기 이익에 집착한 영업 관행이 결국 금융사 손해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또한 윤 원장은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및 운용의 규모가 급증하고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가 확대되는 등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잠재 리스크 요인에 대한 사전적 인지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본시장의 위험 지표를 리스크 대시보드로 체계화하고 리스크 관리 보고서 작성 등을 통해 자본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를 사전적 체계적으로 인지하고 관리할 계획”이라며 “금융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자본시장을 향한 비판이 커진 이때에 상두주무(桑土綢繆: 새가 비 내리기 전 둥지 입구를 막는 것)의 자세로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신뢰 회복에 힘을 모아달라”고 거듭 주문했다.

최근 금감원과 함께 금융위원회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등 DLF 사태 최종 대책을 확정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상품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인데 이중에서 △사모펀드 △신탁 상품을 판매 금지하도록 규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고려되고 있다. 

만약 그렇게 확정되면 은행 외에도 보험과 투자사도 똑같은 규제를 적용받기 때문에 당연히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신탁과 사모펀드에 모인 돈이 이미 조 단위라서 더더욱 그렇다.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윤 원장의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윤 원장의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윤 원장은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지금 내가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조금 더 지켜봐주면 고맙겠다”며 말을 아꼈다.

특히 윤 원장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이슈라고 생각한다. 소비자 보호 문제가 없는지의 차원과 리스크 창출을 줄일 수는 없는지의 차원 이 두 가지를 봐서 절충점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신한금융그룹 차기 회장 선임 과정과 관련 조용병 현 회장의 연임이 유력한 가운데 금감원이 채용비리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조 회장의 마이너스 요인을 감안해달라는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윤 원장은 “법률 리스크가 있다든지 지배구조 관련한 절차 같은 것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옳다. 그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신한금융그룹의 의사결정권을 건드리는 것은 아니다. 그런 오해를 거뒀으면 좋겠다. 언제까지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제시하고 그 안에서 그쪽 사람들이 고려해서 잘 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