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심포지엄에서 양대 노총 지도부 만나
전태일 정신 강조
희생과 연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양대 노동조합 지도자가 만나 한국 사회 대개혁을 위한 의지를 다졌다.

김명환 민주노총(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6일 아침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 사회 대전환과 노동운동의 역할 관련 심포지엄>에 참석해 “사회적 대개혁을 위한 전환기에 어떤 대안을 만들어 낼 것이냐에 가장 중요한 정신은 전태일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의 차비를 다 주고 그 새벽길을 터벅터벅 집까지 걸어가면서 여성 노동자들에게 풀빵을 사주고 빈손으로 연대의 나눔을 했던 전태일의 풀빵 정신과 스스로가 조직하고 단결해서 노동조합을 만들어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것이 전태일 정신”이라고 규정했다.

김명환 위원장이 전태일 정신을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더 나아가 “민주노총도 내부의 혁신과 단결로 스스로 한국 사회의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데에 선도해나가고 그것을 위해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 진보적인 시민사회 진영과 노동자 농민과 연대해나가는 데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故 전태일 열사는 1960년대 평화시장 봉제 공장의 재단사로 근무하면서 자신보다 노동 환경이 열악한 여성 노동자들을 위해 희생한 한국 노동운동계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다. 열사는 23세이던 1970년 11월13일 청계천 앞에서 근로기준법 법전을 들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노동자들을 혹사하지 말라.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며 분신 자살을 감행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전태일 열사의 자기 희생과 연대 정신을 부각함과 동시에 민주노총의 부족함을 고백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명환 위원장은 노동계의 부족함을 자성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명환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1년 내내 외치는 것이 사회 대개혁이다. 민주노총은 매번 주요한 회의 때마다 사회 대개혁을 위해서 실천을 하고 심지어는 총파업까지 하자고 말한다”면서도 “사실 아직도 우리 사회의 대개혁의 흐름을 선도하고자 방향을 제시하는 데에 부족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명환 위원장에 따르면 한국 시민들은 최근 정치사에서 △2016년 총선 당시 여당의 180석 압승이 예상됐음에도 새누리당을 여소야대로 만들고 △촛불 혁명으로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는 등 “한국 사회 대전환을 위한 용기있는 선택”을 했지만 “조직돼 있는 정치권과 노동계는 방향과 담론을 사실상 되뇌이고 있을 뿐 구체적인 실천이나 소름끼치게 피부에 와닿는 그러한 집행들을 해내지 못 하고 있다”고 자성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주영 위원장은 한국노총 차원의 2030 플랜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주영 한국노총(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도 “(토론 발제자들에게) 저희 노동진영에 있는 사람들에게 죽비로 내려치는 그런 역할들을 많이 해주길 바란다”면서 “촛불 혁명에서 보여준 국민적 에너지를 한국 사회의 미래상을 구현하는 데에 모아내지 못 한다면 앞으로 상당 기간 한국 사회는 혼란한 상태로 빠질 수밖에 없다”고 화답했다.

특히 김주영 위원장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조직화 돼 있는 노동계의 선도적 역할은 매우 막중하다. 한국노총은 향후 10년을 전망하는 차원에서 2030 플랜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2월 정기 대의원대회 때는 조직적 결의를 통해 실천하려고 한다”며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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