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여성 57%가 결혼에 부정적

신현지 기자
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사랑만 하고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 청년들이 늘어 정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비혼주의 청년들을 결혼에 골인시킬 수 있을까.

임산부 진료비 무료, 남성 육아휴직 장려, 신혼부부 행복주택 단지 조성, 양육지원금 등 내줄 수 있는 카드는 다 내 보여도 청년들은 도무지 요지부동이다.

그냥 혼자가 편하다는 대답이다. 혼인을 하지 않다보니 ‘혼밥(혼자 밥먹기)’, ‘혼술(혼자 술먹기)’, ‘혼영(혼자 영화보기)’, ‘혼행(혼자 여행가기)’ 등 싱글족을 위한 문화놀이만 계속해서 생겨나고 여기에 비혼족들은 더욱더 혼자서 폼나게 살겠다는 태세다. 

지난해 혼인건수가 4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혼인ㆍ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건수는 25만7,600건으로 전년 대비 2.6%나 감소했다. 이는 2012년 이후 7년 연속 감소로 1972년 24만4,800건 이후 4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의 기록이다.

또한 지난 4일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저출산 인식조사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 미혼 남녀 각각 500명) 응답자 39.3%가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고 8%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했다. 특히 여성의 57%가 결혼에 부정적이라는 답이었다.

이 같은 혼인의 절감과 부정적인 반응의 원인에 결혼 적령기인 30대 인구의 감소에 이어 2030대의 실업률 증가와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 등으로 분석되고 있다. 즉, 청년실업률 증가는 곧 경제력 저하를 양상하고 결혼 기피’라는 악순환 고리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혼인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여성의 사회참여에 따른 가치관의 변화 등도 비혼족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고.

그런데 이는 비단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로 문제의 심각성은 커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싱글 비율은 42%, 결혼율은 50%다. 캐나다 역시 1인가구가 28.2%로 3명 중 한 명이 싱글이라는 수치가 나오고 있다. 가까운 일본은 더 심각하다. 일본 후생노동성 인구문제 연구소의 통계에 따르면 50세까지 단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남성은 무려 23.4%나 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것일까. 아니 일단은 한국사회로 좁혀보자.

앞서 지적을 되풀이하면 한국사회의 비혼족 증가의 원인은 청년층의 경제력 약화에 있다. 서울시의회의 '서울시 1인 가구 대책 정책연구'에 따르면, 경제적 여건 때문에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20대는 39.7%, 30대는 39.2%에 달했다. 다시 말해 그까짓 정부가 혼인장려 정책으로 내보인 카드로는 결혼은 어림도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여성의 사회 참여활동으로 인한 가치관의 변화다. 특히 한국은 페미니즘 확대로 인한 여성들의 전통적 가치관이 눈에 띄게 퇴색되었다. 즉, 결혼은 여성의 희생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면서 결혼을 선택하느니 사회적 인정과 성공을 추구하겠다는 여성들의 가치관의 형성이다. 이 역시 풀어 말하면 혼인관계에서 기존의 여성의 차별적 대우가 해결되지 않은 이상 정부의 혼인장려 정책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게 이들의 지론이다.

뿐만 아니라 혼자 살기 편한 생활의 편리성과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 통신망 구축도 이들의 비혼주의를 돕고 있다. 인터넷 발달로 인해 이제 가족 간, 타인과의 관계는 불필요한 요소가 되었다.

최근 한 언론의 성인남녀 165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타인의 구속 없이 식사는 물론 쇼핑, 영화, 운동 등 집안에서 혼자 해결하고 있다는 일명 홈족이 20~30대 그룹에서 각각 6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들 중 혼인을 꺼려한다는 대답이 50%를 넘었다. 특히 20대의 절반가량은 결혼보다는 자신의 삶이 더 중요하다는 답이었다.

그러니 정부가 이들을 결혼으로 이끌 방법을 찾으려면 못 찾을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출산장려를 위한 결혼정책이기에 정부는 무엇이 출산율을 감소하게 하는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부터 직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돈과 권력 성장만을 우선시하며 차별을 두는 사회에서 개인의 행복권과 양성평등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선제되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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