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필리버스터 ‘철회’와 패스트트랙 ‘보류’로 맞교환 ·· 그 다음?
일단 필리버스터 ‘철회’와 패스트트랙 ‘보류’로 맞교환 ·· 그 다음?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12.10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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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원내대표 이후 완전체 복원
4+1이냐 한국당과의 손잡기냐
패스트트랙 통과는 가능
그 내용의 후퇴 여부가 중요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되면서 일단 한국당 패싱으로 운영되던 국회가 완전체로 돌아가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4+1 협의체(민주당·대안신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를 통해 △2020년도 예산안 △선거법 △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각종 민생 법안 등을 본회의에 상정하고 예산안은 바로 통과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플랜이 바뀌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16시 국회에서 개최된 의원총회에 참석해 “오늘 본회의를 내일로 연기한다. 내일 중으로 내년도 예산이 합의 처리될 수 있다고 하면 3당(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변화와혁신을위한 비상행동) 예결위(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들이 마련하는 재수정안으로 처리해 나가는 것”이라면서도 “그것이 불가능 하겠다 싶으면 14시에 우리가 준비한 수정안을 가지고 예산 처리 과정으로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인영 원내대표(왼쪽)와 이해찬 대표가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 원내대표에 따르면 민주당은 한국당으로부터 ①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철회 ②예산안 여야 합의 처리 등을 받아냈다. 

한국당은 민주당으로부터 ③패스트트랙(지정되면 본회의 표결 보장)에 올라간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을 정기국회 내에 본회의 상정 보류 ④4+1 협의체 대신 3당 교섭단체 채널 복원 등을 받아냈다.

이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한국당이 199개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기로 결정하)면 그것까지 포함해서 내일 오전 10시에 본회의를 열어 비쟁점 법안들을 다 하나 하나 처리해 나갈 것”이라며 “하나는 내일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는 것과 11월29일에 신청한 필리버스터를 철회하는 것 이 두 가지 전제조건이 성립되어 오늘 본회의를 열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이 원내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께서는 내일 예정된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정기국회 안에는 상정하지 않는다. 내일까지는 상정하지 않는 것이다.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패키지 협상을 했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그 과정에서 추가로 오늘 중으로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를 열어서 데이터 3법 등 계류되어 있는 법안을 마저 처리해주면 그것까지 내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오늘 첫 번째 협상에서 정리했다”고 강조했다.

10일 이후 정기국회가 끝나면 이후 11일부터 시작될 임시국회에서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한 전략은 어떻게 되는 걸까. 4+1 협의체로 공조하고 있는 4개 정치세력은 당연히 한국당과의 협상 전선으로 민주당이 최대 관심사인 선거법의 내용을 누더기로 만들지 않기를 촉구하고 있다. 

여영국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15시20분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철회를 이끌어낸 것에 대해 잘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국민의 열망인 정치개혁과 사법개혁 법안 처리가 늦어진 것에 대해서는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특히 “늦게나마 협상에 임하겠다는 한국당의 태도는 개혁을 저지하겠다는 지연 전술로 충분히 의심할만하다”며 “민주당은 한국당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패스트트랙에 태워진 50%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정신과 공수처 설치와 검찰개혁의 열망에 부응해온 4+1 협의체의 개혁 연대를 떠나지 마라”고 주문했다.

이어 “만약 민주당이 한국당과의 협상을 핑계로 개혁을 후퇴시킨다면 작년(연말 예산안 정국 때)과 같이 더불어한국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재철 원내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선출된 이후 처음으로 열린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법안에만 필리버스터를 걸어도 4+1 협의체와 문 의장이 임시국회 회기를 조정하는 방법으로 얼마든지 통과시킬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 그렇다면 여 원내대변인이 지적했듯이 남은 것은 민주당이 한국당과의 합의를 명분으로 선거법의 내용을 최대한 거대 정당의 파이를 덜 줄이는 방향으로 후퇴시키는 지점 밖에 없다.

이 원내대표는 “그 다음에 나머지 문제들이 있다. 11일부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이 문제에 관련해서는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구체적인 협상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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