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가지 과제 발표
DLF 사태 송구스러워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해외금리 연계형 DLF 사태(derivative linked fund/파생결합펀드)로 원금을 보장해준다는 제1금융권 은행에 대한 이미지가 추락한 요즘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이 해외 사업 진출로 새로운 수익을 찾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은행이 복잡한 금융 상품을 팔아야 할 만큼 더 이상 국내 시장 환경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추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태영 회장은 은행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행연합회 제공)

김 회장은 11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은행연합회관에서 개최된 <출입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국내 경제의 성장이 정체되어 감에 따라 금융회사의 수익 기반도 약화되고 있다”며 “10-20-30 전략을 통해 주요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의 주가 순자산 비율(PBR)을 높여가야 한다”고 밝혔다.

10-20-30 전략은 자산과 당기순이익의 해외 비중을 10년 안에 20% 이상으로 확대하고 금융그룹의 시가총액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의미한다. 현재 국내 4대 은행의 종합 금융그룹은 해외부문 비중이 전체 자산의 5% 당기순이익의 7% 수준이다.

김 회장은 “연말에 은행권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1000곳을 넘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자기자본이익률이 10~11% 가량 나오는 태국 시중은행들의 연합회와도 올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힌 만큼 해외 시장 활로 모색에 힘써왔다.

구체적으로 김 회장은 은행의 미래 비전으로 ①오픈뱅킹 활성화나 마이데이터 산업 진출 등 디지털 전환 추진 ②인수합병을 통한 적극적인 현지화 등 글로벌 진출 강화 ③금융지주회사 내부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 ④초저금리 및 고령화 저출산 시대에 맞는 사업 다각화 모색 ⑤고객 중심의 경영 강화 등 5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①과 관련 김 회장은 “핀테크(금융 기술) 투자 확대 등 핀테크 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며 “은행이 축적된 데이터와 보안 기술을 활용해 고객 편익을 높일 기회를 제공하는 등 시장 참여자간 공정한 경쟁 환경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③에 대해 “콜센터 통합 운영, IT 통합 운영 등과 같은 비용 효율화 방안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 회장은 ④과 관련해서 “뉴노멀 시대에 맞는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여 고객에게는 새로운 자산관리 및 재산증식 수단을 제공하고 은행 입장에서는 사업 다각화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신탁업법 제정, 신탁 재산에 대한 포괄주의 방식 도입 등 제도적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금융당국에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⑤에 대해서는 “빅데이터, 핀테크, 플랫폼 방식이 각광을 받는 이유도 디지털 기술을 통해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고객의 욕구를 더욱 효과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복합점포 활성화,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원스탑 금융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고 다양한 기업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CIB(기업투자금융) 역량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환기했다. 

특히 김 회장은 “최근 DLF 사태와 관련하여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소비자 보호 문제 등 여러가지 사항들을 면밀히 챙겨 고객으로부터 신뢰받는 은행 산업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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