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업계 ·· ‘결제 사업’만으로는 더 이상 “어렵다”
신용카드 업계 ·· ‘결제 사업’만으로는 더 이상 “어렵다”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12.13 0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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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직격탄
신용정보업 진출
혁신 서비스만이 살길
간편결제 시장과 계좌이체 기반의 결제 시장
혜택 듬뿍 담은 카드는 출시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고객 신용에 따라 먼저 거래금을 지급해주고 나중에 고객으로부터 결제 대금을 받는 신용카드 사업은 근본적으로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해서 카드 고객을 최대한 많이 끌어모은 뒤 카드 가맹점으로부터 많이 긁도록 해야 수수료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 

하지만 카드 하나로 편리하게 결제하는 시대가 된지 어언 52년(1967년 신세계카드)이 흘렀고 더 이상 그런 서비스 환경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수익을 가져가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은행연합회 사옥 대회의실에서 <신용카드사의 국내 시장 리스크 관리와 해외시장 진출 방안>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렸다.

신용카드 업계에서도 국내 시장의 리스크가 많다는 경각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렸다. (사진=박효영 기자) 

발제자로 참석한 박지홍 KEB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수익성 하락세는 추세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며 “아무래도 카드사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 흐름 이후에 비용 절감 정책도 펼치고 있고 조달 비용 감소를 통해 수익률 하락 방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지만 일단 근본적으로 결제 사업만으로 이익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이다. 결제 사업 말고 다른 걸로 수익을 벌어야 한다. 대출 사업으로 수익을 보존해왔는데 이런 것도 규제적인 측면에 막혀 있다. 수익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사실 아직도 허름한 구멍가게에서는 카드 결제를 기피한다고 하지만 모두가 카드로 결제하는 시대이자 자영업자가 포화 상태에 다다른 한국에서는 600만 자영업자들의 사정이 부각되기 마련이다. 그들의 얼마 안 되는 매출 규모에서 카드 수수료는 항상 가혹하게만 이슈화되고 공공 정책의 조정 대상이 됐다. 실제 수수료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13차례나 인하돼왔다. 카드업계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겠지만 시민사회나 정치권에서는 아직도 더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도태될 수는 없기 때문에 새로운 수익 모델을 개발하고 혁신 서비스를 출시해야만 한다. 

박 연구원은 “외부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나 혁신 금융 서비스들을 개발해야 하는데 마이 데이터나 개인사업자 CB(Credit Bureau/신용조회업) 같은 경우가 그렇다”면서 “금융위원회가 올해 4월부터 혁신 금융 서비스를 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 데이터’나 ‘개인사업자 CB’ 모두 고객의 경제 상태에 대한 신용을 효율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해서 정리한 뒤 그 데이터를 판매하는 것이다. 전자는 보편적인 개인을 대상으로 하고 후자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카드사도 금융업 중에 하나지만 대규모 고객들에 대한 일상적 소비 패턴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신용 정보로 재가공해 판매할 수 있다면 은행이나 여타 금융사들이 눈독을 들일만하다. 업계에서 절대 강자인 나이스(NICE)의 아성까지 넘볼 수는 없겠지만 소비 패턴을 축적하고 있는 카드사들의 신용정보업 진출은 텐션을 줄만하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지홍 연구원이 발제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신용정보업에 진출하는 기술 인프라 외에도 카드사들은 △송금(신한카드) △지출 연동 소액투자(신한카드) △안면인식 결제(신한카드) △월세 납부(신한카드) △QR 간편결제(비씨카드) △경조금 간편 송금(비씨카드) △사업자금 마련을 위한 원스톱 플랫폼(현대카드) △포인트 기반 체크카드 발급(하나카드) △개인간 중고거래 결제(KB국민카드) △포인트 기반 카드매출대금 지급(KB국민카드) 등 다양한 혁신 서비스들을 개발해왔다.

박 연구원은 “당장 수익성 향상과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규제 샌드박스(처음 시장에 진입할 때 규제 대상에서 일정 기간 면제시켜주는 것) 하에서 카드사들이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제도 내에서 혁신 서비스를 개발해서 소비자 편의성을 증대해야 지속적인 수익성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제 방식을 편리하게 해서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간편결제 시장(카카오페이나 삼성페이 등)도 마찬가지다.  

박 연구원은 “경쟁 구도로 보면 단말기 제조사와 전자금융업자가 높은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카드사도 30% 이상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간편결제 서비스 자체를 놓고 보면 카드사나 기존의 금융업자 보다는 단말기 제조사나 전자금융업자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간편결제 서비스는 복수 카드사를 들어오게 해서 범용성이 좋고 카드 결제 외에도 다양한 결제 수단을 넣을 수 있어서 고객 입장에서 범용성이 높은 것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렇지만 카드사들 입장에서 간편결제 시장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지갑 속 카드도 필요없는 시대가 이미 도래한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관련해서 계좌이체 기반의 결제 방식(모바일 전자지갑 등)도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박 연구원은 “아무래도 카드 결제의 직접적인 대체재로 보이기 때문에 향후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상해봤다”면서 “계좌이체 결제 방식은 내가 가진 자금 내에서만 소비를 할 수 있는 보유 유동성의 소비 패턴이 우선 정착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동안 신용카드를 통해 신용 공여의 혜택을 받다가 그걸 갑자기 내가 가진 돈으로만 결제를 하는 것으로 단기간에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계좌이체 결제 방식이 기존의 신용카드 결제 방식을 대체하기에는 쉽지 않고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그 배경에 대해 “20대가 다른 세대에 비해 보유 유동성의 소비 행태를 보이고 있지만 경제 활동을 이제 막 시작하고 있기 때문인데 향후 20대도 본격적으로 경제 활동을 하게 되면 신용카드의 혜택을 누리고자 하는 유인이 충분히 있다”고 부연했다.

그렇다면 포화 상태인 한국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하지 않을까. 이미 많이들 진출했다. 캄보디아만 해도 중앙은행, 지역은행, 카드, 캐피탈, 증권사 할 것 없이 13곳이 현지에 진출했다.

박 연구원은 “카드사도 은행계와 비은행계 카드사가 있다고 했을 때 은행계는 기존의 금융그룹의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동반 진출을 모색해봐야 한다. 비은행 카드사도 모회사의 강점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 연구원은 비용 최적화 전략으로 나아가야 카드사들이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궁극적으로 살아남으려면 대규모 투자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려고 해도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선택과 집중의 대상이 되지 않는 영역에 대해서는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과감히 탈바꿈해야 한다. 

박 연구원은 “고비용 마케팅이 개선돼야 한다”며 “카드사 내부적으로도 금융사들이 주력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비용을 최적화해야 거기서 추가적인 성장 분야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이 ‘카드의 정석’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500만건 이상의 발급 기록을 달성해 주목을 받았고 업계에서 가장 풍부한 포인트 적립과 할인 혜택으로 대히트를 쳤다.

그렇지만 박 연구원은 혜자스러운(GS25 편의점의 김혜자 도시락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싼 가격에 비해 양과 질이 매우 뛰어난 가성비가 매우 좋은 상품) 뉴 카드 상품을 출시하기에는 무리가 좀 따를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박 연구원은 “최근 가맹점 카드 수수료가 인하되고 나서 카드들 중에서 좀 일종의 혜자 카드라고 부르는데 그런 것들이 많이 단종되고 신규 출시도 많이 줄어들긴 했다. 카드사들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과도하지 않은 차원에서는 비용 최적화 전략을 취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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