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자경 명예회장 숙환으로 별세...향년 94세
고객 중심의 경영 이념을 발표해 혁신을 이끌었던 장본인
1995년, 재계서 처음으로 총수 자리 아들에게 스스로 물려고 평범한 삶

 

LG그룹의 2대 회장인 구자경 명예회장이 어제(1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LG그룹의 2대 회장인 구자경 명예회장이 어제(1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중앙뉴스=윤장섭 기자]LG그룹의 2대 회장인 구자경 명예회장이 어제(1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고인은 25년 동안 LG그룹을 이끌며 LG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켰다. 

구 명예회장은 LG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명예회장의 6남 4녀 중 장남으로 1925년 태어났다. 1945년 진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5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다 1950년 LG그룹의 모태인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 가 성장하자 이사로 취임해 아버지를 도와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고인은 20년 가까이 생산 현장을 지키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1969년 부친이 타계하자 1970년부터 1995년까지 2대 회장을 지냈다.

故 구자경 명예회장은 25년간 LG그룹을 이끌며 전자와 화학을 중심으로 한 오늘날 LG그룹의 기틀을 마련했다. 故 구자경 명예회장은 오직 사람만이 경쟁력이라는 신념을 갖고 기술 개발에 전폭 지원한 경영인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고객 중심의 경영 이념을 발표하며 혁신을 이끌기도 했다.

고인은 25년간 LG그룹의 매출액을 천 배 넘게 끌어올리며 승승장구하다 1995년, 재계에서 처음으로 총수 자리를 아들 구본무 회장에게 스스로 물려주고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 고인은 농장에 머물며 버섯을 연구하고,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등 평범한 자연인의 삶을 살았다.

고인은 2015년까지 LG복지재단 이사장직을 유지하다가 이후 명예회장으로 지내왔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부인 고 하정임 여사(2008년 별세)와 슬하에 구본무 회장,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등 6남매를 뒀다.

앞서 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1995년 회장 이·취임식장에서 경영자들을 중심으로 혁신을 더욱 가속화해서 내 평생의 숙원과 우리 모두의 꿈을 반드시 이뤄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이임사에서 밝힌바 있다.

지난해에는 아들인 고 구본무 회장이 먼저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지난 9일 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이어 구자경 명예회장도 타계하면서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큰별들이 지고있다.

LG그룹은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조용하고 간소하게 비공개 가족장을 치를 예정이다. 故 구자경 명예회장의 빈소는 지난해 아들인 구본무 회장 별세 때와 마찬가지로 간소하게 차려졌다.

상주는 이미 고인이 된 장남 구본무 회장 대신 차남인 구본능 회장이 맡았다.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구본식 LT그룹 회장, 동생 구자학 아워홈 회장, 손자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14일 오후 5시께부터 서울의 한 대형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객을 받았다.

한편 LG그룹 임직원들은 14일 오후 차분히 장례 절차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장례식장 앞으로 가림막이 설치됐고,  가림막 너머로는 '부의금 정중히 사양합니다'라는 문구가 방명록과 함께 놓였다. 병원 측에서도 이날 고인의 장례식장을 별도로 안내하지 않았다.

유족의 뜻에따라 외부인들의 조문과 조화도 공식적으로 받지 않았다. 이날 빈소에 많은 조화가 도착했으나 모두 돌려보냈다. 지난해에 故 구본무 회장 가족장 때는 LG, LS 그룹 관계자 외에 문재인 대통령 등, 많은 재계 인사들이 조화를 통해 조의를 표했다.

조문이 시작된 뒤엔, 일부 LG그룹 원로가 빈소를 찾았다. 늦은 저녁에는 구자열 LG그룹 회장과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등이 조문했다.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진다.  LG그룹 관계자는 고인은 화장 후 안치될 예정이며 가족장임을 고려해 장지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발인은 17일 오전이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