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D램 괜찮아 
항공업계 공급 과잉 이미 포화시장
넷마블 게임에 집중해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산업별 업황 전망은 희비가 엇갈렸다. 잘 풀리는 곳도 있고 부진을 면치 못 하는 곳도 있다. 국내 항공업계는 이미 시장 포화상태에 이르러 어렵게 됐지만 반도체는 역시 효자 종목으로 점점 살아나고 있다.

제주항공은 최근 이스타항공을 인수했다. (사진=연합뉴스)

①NH투자증권 ·· 항공업계 지각 변동 ‘제주항공’ 매우 어두워
국내 항공업계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맞고 있다. 업계 빅2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어수선한 분위기인데다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저가 항공사들이 인수합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황 자체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애경그룹이 설립하고 2015년 코스피에 상장된 ‘제주항공’ 역시 최근 마찬가지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분석 리포트를 통해 “내국인의 해외 출국자 수는 올해 8월에 작년 같은 달보다 3.7% 감소했고 이후 감소폭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아웃바운드(자국인의 해외 관광) 여객 수요가 핵심인 저가 항공사들은 여객 수요 감소로 인해 외적인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고 고정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통 증권사는 웬만하면 종목 전망을 긍정적으로 하고 특히 NH투자증권은 제주항공이 상장하는 과정을 주관한 회사인데 이렇게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저가 항공사들이 부진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였다는 걸 의미한다.

정 연구원은 “올해 11월 제주항공 국제선 여객은 작년 동기 대비 4% 감소했고 국내선을 포함한 전체 여객도 1.4% 감소했다. 4분기에 514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2013∼2018년 국내 항공 시장의 초과 공급 규모는 연간 1700만∼1800만석 규모를 유지했으나 올해는 2000만석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저가 항공사들이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올해도 공급을 늘려서 수요와 공급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제주항공은 최근 이스타항공을 인수했지만 정 연구원은 “(인수합병으로) 중복 노선을 폐지하면 수급이 개선되고 전반적인 업황도 나아지겠지만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정 연구원은 제주항공의 올해 마지막 분기의 실적에 대해 대규모 적자를 점쳤고 투자 의견 ‘중립’을 내놨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지난 6월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2019 SK 글로벌 포럼>에서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②한국투자증권 ‘반도체 D램’ 살아나 ·· SK하이닉스 전망 ‘맑음  

반도체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SK하이닉스의 주가도 상승세다. 정보를 기록하고 읽는 데 필요한 D램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는 것이 주효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아침 분석 리포트를 내고 4분기 서버 D램의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라면서 “가격 하락 폭도 예상보다 줄어든 6%로 예상돼 D램 사업의 영업이익은 당초 예상보다 커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사실 반도체 경기는 2018년 하반기부터 침체기였는데 미중 무역 갈등이 봉합 국면을 맞고 있고 미국의 글로벌 IT 기업(구글·아마존·페이스북) 등이 거대한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어서 수요가 점차 살아나고 있다.

유 연구원은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인 D램 수요가 4분기에도 서버 D램을 중심으로 수요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직 D램 업체들의 재고가 남아 있어 전반적인 가격 반등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서버 D램 가격은 내년 1분기부터 먼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달리 그야말로 기업 거래를 위한 메모리 반도체 위주의 사업 구조를 갖고 있어서 시장 상황에 매우 큰 영향을 받는다.

유 연구원은 “서버 D램 가격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 내년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7조9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 7조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반도체 섹터 내 종목들의 주가 선행 흐름이 길어지고 있어서 현재 주가는 2020년 실적 개선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유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매수를 내놨다.

③SK증권, 웅진코웨이 지분 사들인 ‘넷마블’ ·· 나쁘진 않지만 ‘게임’에 집중해야
넷마블이 웅진코웨이의 지분을 확보했지만 결국 본업인 게임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넷마블은 지난 27일 웅진씽크빅이 갖고 있는 웅진코웨이 지분 25.08%를 1조7400억원에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아침 분석 리포트를 통해 “양사 간의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아직 불명확한 점과 상대적으로 저조한 자기자본이익률 등 수익성 지표를 고려하더라도 넷마블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낮지 않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높은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본업인 게임 사업의 펀더멘털 개선이 필요하고 결국 향후 주가 향방은 이번 지분 인수보다 신작 성과 등 게임 사업의 실적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밸류에이션(Valuation)은 주식 전문가들이 기업의 현재 가치를 판단해 적정 주가를 산정하는 것이다.

물론 웅진코웨이 지분이 넷마블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유 연구원은 “웅진코웨이가 넷마블의 내년 세전 이익에 약 1100억원 지배주주 순이익에는 800억∼1100억원 가량 기여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26.7배 수준인 넷마블의 내년 주가수익비율(PER/Price earning ratio)은 20배 전후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수익비율 ‘퍼’ 개념은 낮을수록 좋은 것이라서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지분을 취득한 것이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금융 투자로 뭔가를 기대하기 보다는 게임에 집중해서 성과를 내는 것이 본질적으로 중요하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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