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부터 전주시에 거액 기부해온 얼굴 없는 천사...올해도 예외없이 전화로 기부의사 밝혀

 

얼굴 없는 천사가 몰래 성금이 담겨있는 상자를 ‘주민센터 인근 화단에 놓고 갔으나 돈이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서 오늘 오후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검거했다.(사진=전주시)
얼굴 없는 천사가 몰래 성금이 담겨있는 상자를 ‘주민센터 인근 화단에 놓고 갔으나 돈이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서 오늘 오후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검거했다.(사진=전주시)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구세군 냄비가 해마다 기부자의 손길들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2000년부터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거액을 기부해온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예외없이 전화로 기부의사와 함께 몰래 성금이 담겨있는 상자를 ‘주민센터 인근 화단에 놓고 갔으나 돈이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서 오늘 오후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검거했다.

전주시청과 경찰에 따르면 오늘 오전 10시 3분쯤 얼굴 없는 천사가 전주시 노송동사무소로 전화가 걸려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희망나무 밑에 성금이 담긴 상자를 놓고 간다는 전화가 걸려왔다는 것,

얼굴 없는 천사로 부터 전화를 받은 동사무소 직원이 동사무소 바로 옆에 있는 희망나무로 돈을 찿으러 갔으나 얼굴 없는 천사가 말한 상자와 성금은 사라지고 없었다는 것,

당황한 동사무소 직원이 곧바로 동사무소 주변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한 결과 얼굴 없는 천사가 놓고 간 성금을 누군가 몰래 가져간 사실을 확인하고 10분 뒤인 10시 40분쯤 경찰에 신고했다.

동사무소로 부터 신고를 접수받은 경찰은 주변 CCTV 분석에 나서 성금을 갖고 사라진 용의자를 추적해 오늘 오후 충남 계룡과 대전 유성 2곳에서 절도 용의자 2명을 잇달아 검거했다. 경찰은 용의자들을 전주 완산경찰서로 이송해 성금을 흠친 이유를 조사할 예정이다.

용의자들은 오늘 오전 전북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인근에 익명의 독지가로 알려진 전주 '얼굴 없는 천사'가 희망나무 밑에 두고 간 성금 상자를 훔쳐 달아났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주민센터 옥상에 설치된 CCTV를 통해 한 남성이 승용차를 타고 황급히 사라진 정황을 확인하고, 용의자를 추적했다. 용의자는 후드티와 모자를 눌러 쓰고 성금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상자를 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주시는 지난해에도 얼굴 없는 천사가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5천여만 원이 든 상자를 놓고 갔다며 지금까지 얼굴 없는 천사가 19년 동안 기부한 돈은 6억834만660원이라고 했다.

얼굴 없는 천사는 전주시가 가장 자랑스러워 하는 시민이다. 천사가 누구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센터직원들은 전화 목소리만으로 중년 남성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주시는 얼굴, 이름, 직업 등 신분을 확인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으나 워낙 비밀 스러워서 지금까지 천사의 얼굴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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