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들과 산행
청와대 떡국 조찬
총선 앞두고 국민 여론 나쁘지 않아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첫 날 주권자인 국민들과 함께 아침 등반을 하면서 “우리는 새해에 행복할 자격이 있다. 정부가 앞장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일 아침 6시50분부터 두 시간 가량 경기도 구리시에 위치한 아차산을 오르내렸다. 이날 문 대통령과 등반을 함께 하게 된 시민들은 이주영·신준상·이단비·임지현·박기천·최세환·윤형찬 씨 등 2019년을 빛낸 의인 7명이었다.

문 대통령이 국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이 국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작년 한 해 열심히 사셨다. 정말 수고 많으셨고 감사드린다”고 전했고 산행 중에 만난 시민들에게 “아차산에서 대통령과 함께 새해맞이를 하게 됐으니 여러분 운수대통한 것 아니냐”며 농담을 건넸다. 

전날(12월31일) 발표된 신년 인사를 통해서도 문 대통령은 “이웃을 사랑하고 정의를 실천하는 따뜻하고 뜨거운 국민들이 있어 늘 행복하다”면서 국민을 드높였고 “소중하게 틔워낸 변화의 싹을 새해에는 확실한 성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도록 하겠다”고 성과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산행을 마친 뒤 문 대통령과 의인들은 청와대 관저에서 떡국 조찬을 만끽했다. 

문 대통령은 계곡에 빠진 아이를 구한 신준상 경사에게 “휴가 중이라고 들었는데 평소에도 업무의 연장이다. 알리지 않고 있다가 목격자가 글을 올려 알려졌는데 숨은 미담에 국민도 한 번 더 감동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단비 소방사는 최근 문 대통령이 독도 헬기 사고 영결식에 참석한 것과 관련 “현직 대통령의 참석은 처음이었다. 우리 동료의 죽음이 헛된 죽음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고 문 대통령은 “불이 나면 사람들은 밖으로 나오지만 소방관들은 불 속으로 뛰어든다. 이제는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것도 신경썼으면 한다. 순직 소방관보다 소방관의 자살 숫자가 많은데 그만큼 심리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일”이라고 호응했다.

동시에 문 대통령은 소방관 트라우마 치료를 위한 ‘소방복합치유센터’ 건설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사진=청와대)
국민들과 스킨십을 하고 있는 문 대통령.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아들 형찬씨에게 “가장 슬픈 죽음이었다. 고인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돼 다행이다. 유족들의 슬픔이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국가의 할 일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센터장은 이국종 아주대 외상외과 교수와 함께 응급의료 발전에 기여한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그는 2019년 2월4일 설 연휴 중 사무실에서 응급의료 관련 업무를 보다가 그야말로 급사(급성 심정지)했다. 특히 지하철 내 제세동기에 대해 ‘심쿵이’이라는 이름을 붙여 널리 알렸고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응급 환자들의 목숨을 살리는 데 기여했다.

사실 문 대통령 입장에서 2020년은 무척 중요하다. 더불어민주당이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완승했지만 그 기세가 4월15일 총선에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기대감은 가질만하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한겨레가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12월27일~28일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포인트로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국민의 절반 이상(51.7%)은 “적폐청산과 중단없는 개혁을 위해 여당에 투표해야 한다”는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략 10명 중 4명의 국민(37.9%)은 “문재인 정부의 독주와 실정을 바로잡기 위해 야당에 투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 역시 47.5%를 얻어 부정 평가 41.9% 보다 높았다.

국회에서 연말 대치 정국이 어느정도 마무리되면서 △2020년도 예산안 △선거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이 민주당 주도로 통과됐는데 대국민 여론은 이에 대해 호의적인 것이라고 보여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한편,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전통을 잇고 있는 민중당 당원들이 이석기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기 위해 문 대통령 앞에서 앰부시(특정인의 동선을 미리 파악해서 대기하고 있다가 갑자기 나타나 정치적 의사를 표출하거나 취재하는 방법)를 시도해 소란이 일었다. 이들은 문 대통령에게 “특별사면에서 이 전 의원은 왜 빠졌나”라고 외쳤지만 문 대통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청와대 참모들은 계속해서 소리치는 이들의 입을 막는 등 제지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013년 불거진 소위 내란음모 사건으로 구속됐고 대법원에서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9년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발표한 신년 사면복권 대상에서 이 전 의원을 포함시키지 않은 대신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한상균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등을 복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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