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586세대와 조국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국무총리
황교안 대표는 보수진영 최악의 리더
새로운 제3세력 필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독일의 다당제가 통일의 원동력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4.15 총선이 100일도 안 남은 상황에서 거대 양당이 아닌 새로운 세력을 갈구하는 국민 여론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 유권자가 실제 그런 것인지 양당에 소속되지 않은 정치 세력이 그렇게 보고 싶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정국진 다준다 청년정치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12월31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모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2020년 총선의 시대정신은 반더반자(반 더불어민주당과 반 자유한국당)”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당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이미 많이 꺼리게 됐고 그러한 반사 이익을 이제까지 민주당이 누려왔는데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기소됐고 향후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재임했을 때 행했던 그리고 그 586 패거리들이 행했던 권력 남용이나 이런 게 수사를 통해서 밝혀지게 될 것”이라며 그로 인한 “반민주당 정서도 많은 유권자들에게 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위원은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에서 부대변인으로 활동한 바 있고 청년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에서 탈당했다.

정국진 정책위원은 민주당과 한국당에 마음을 주지 못 하는 유권자의 표심이 새로운 세력을 갈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 위원의 관점은 △민주당 내 586 주류 세력의 기득권과 조 전 장관 △민주당의 총선용 쇼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역학관계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보수진영 내 리더십 역대 최악 △양당을 거부할 수밖에 없는 표심 △대권 주자 중심의 제3세력 결집 현상 탈피한 가치 중심의 제3지대 등으로 집약된다.

586세대는 1960년대생으로 1980년대에 민주화 운동을 했고 현재 대부분이 50대로 정 위원이 보기에 민주당 내 주류 세력이다. 

정 위원은 “조 전 장관이 586의 상징이다. 586이 대권을 쥐기 위해 스스로 내놓은 카드”라며 “조국말고 없다. 열성 지지층의 지지도 역시 매우 높다. 586끼리 대권 주자로 밀어서 정치적으로 써먹기 좋은 카드다. 586에서 이제까지 대선 후보로 내세울만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런 조 전 장관이 조국 사태로 무너졌다.

정 위원은 “민주당이 운명을 바꿀 기회는 딱 하나로 조 전 장관이 사퇴했을 때(10월14일) 그때 당정청 쇄신을 했어야 했다”면서 “그때 이 대표가 당정청 쇄신 요구에 대해 일축하게 되고 당 지도부와 586세력 등 민주당의 열성 지지층이 이미 공통의 이해관계 조국 수호라는 그런 공감대가 이미 형성됐고 이것을 깨트리려는 이제까지의 자잘한 나름의 시도들이 다 수포로 돌아갔다”고 정리했다.

민주당은 총선 1년 전부터 일찌감치 공천 룰을 확정했고 최근 들어 연일 인재영입 대상(1호 최혜영 교수/2호 원종건씨/김병주 전 육군대장/4호 소병철 전 대구고검장)을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정 위원은 “지금 민주당이 인재영입을 새로 하고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를 압박하고 젊은 사람들을 신인으로 채우겠다고 하는 것은 역대 모든 선거에서 모든 정당들이 그런 시늉을 쭉 해왔다”며 “전형적인 쇼 정치에 불과하지 실질적으로 우리 정치를 바꾸기 위한 건설적인 고민의 흔적이 보이는 그런 움직임은 아니”라고 혹평했다.

일종의 “일시적인 땜빵용 조치”라는 것이다. 

민주당이 내부 인재육성 보다는 외부 인재영입에 힘쓰고 있는 점에 대해 정 위원은 “4년 전 당직자 몫으로 들어간 사람이 딱 1명 송옥주 의원 밖에 없었다. 당직자나 보좌관 이런 사람들 은 정치 일선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쉽게 말하면 의회 정치의 전문가”라며 “축구 이적시장에서 선수의 마음을 사서 선수를 데려오고 이적시키는 그런 게 아닌데 일종의 정치가 특정 스토리나 상품 가치를 가진 소구력이 큰 사람을 영입하면 그것으로 인해 정당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그렇게 영입된 사람들의 의정 활동의 결과물들을 보면 대개 한 두 번 의원을 하는 경우로 마치는 일이 많았다”고 밝혔다. 

정 위원의 민주당 비판은 이 대표에게로 향했다.

이를테면 “차기 국무총리를 일찍 지명하고 당에 이 총리가 진작 들어왔어야 했고 기존의 당 질서를 쇄신하는 역할을 맡았어야 옳다. 하지만 당정청의 관계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 대표가 이 총리에게 그 위치를 뺏기는 것을 싫어했다. 권력자로서의 너무나도 당연한 속성”이라는 것이다.

한국당이 무섭게 혁신하고 당을 정비했다면 민주당의 부진을 딛고 반대급부를 가져갈 수 있었겠지만 정 위원은 황 대표가 그럴 역량을 갖추지 못 했다고 봤다.

정 위원은 “항상 보수는 특정 대권 주자로 결집했었는데 황 대표가 역대 보수 정당에서 가장 약한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고 당내 장악력이나 보수진영 장악력이 가장 약한 지도자”라고 규정했고 결론적으로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기존의 정치 문법으로부터 완전히 새로운 문법을 제시하는 정치 세력의 등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동안 선거를 앞두고 소위 제3세력이 새롭게 등장했었지만 △故 정주영(통일국민당) △故 김종필(자유민주연합) △문국현(창조한국당) △안철수(국민의당) 등 “특정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로 연결되는 제3세력”이었다.

정 위원은 “이제는 특정 대권 주자를 염두에 둔 제3세력 규합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가치를 중심으로 완전히 새로운 정치 주체들이 나서서 제3세력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주목했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5일 오후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싣고 “지난 가을부터 비영리 사단법인(유쾌한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에 좋은 생각과 좋은 말들은 넘쳐난다. 그러나 정작 실천은 부족하다. 큰 구상과 좋은 말에 앞서 작은 실천이 필요한 때다. 그런 실천을 나부터 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눔을 통한 공동체 만드는 것을 일상 속에서 생활화하는 것”이라며 “배려와 상생, 혁신의 커뮤니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은 김 전 부총리에 대해 “아직 어느 한 정당과 제3지대를 강력하게 흡수할 구심점으로서 대통령 후보로서의 그런 구심점에는 이르지 못 했다”면서도 새로운 조직 구성의 계획을 페북으로 공식화하기 이전 시점에 주목했던 만큼 “총선에서 (김 전 총리의) 제3지대 역할론에 관심을 두고 살펴볼만하다”고 환기했다.

무엇보다 정 위원은 “국민들 사이에서 제3지대에 대한 수요는 확실하지만 그 수요를 담당할 공급자는 마땅치 않다. 그 공급자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으면 총선은 역대 최악의 투표율로 민주당이 제1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제3지대가 성공하면 놀라울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확언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 위원은 대선 주자 중심이 아닌 새로운 가치 중심의 제3세력의 출현을 전망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밖에도 정 위원은 2020년은 ‘독일 통일 30주년’이 되는 해라면서 독일과 달리 통일은커녕 한반도 안보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의 처지를 비교 분석했다. 

정 위원은 “독일은 다당제라는 연정 체제가 있었고 우리는 성숙한 통일 담론과 통일 정책을 만들 수 있는 건강한 목소리가 부재한 적대적인 대결 정치체제”라고 정리했다.

정 위원은 △故 빌리브란트 서독일 총리의 ‘동방 정책’이 △故 헬무트 콜 총리로 연속성있게 계승될 수 있었던 것은 △故 한스 디트리히 겐셔 자유민주당 당수가 연합정치의 연결고리로 작용할 수 있었던 독일의 다당제적 전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 위원은 한국 정치체제에서 “결국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서 양극화되어 통일 정책에 있어서 이것 아니면 저것 형식으로 돼 있다. 그게 (통일되지 못 하고 여전히 한반도 안보 위협이 가속화되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라며 “독일 다당제의 연정 체제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는 연정 파트너 자민당이 독일 동방정책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었는데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계승한다는 것은 양당 정치와 대결 정치의 한국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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